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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12년째 병마와 싸우며 개인전 연 신미지씨 “그림으로 얻은 평안, 모두와 나누고 싶어요”

by 광주일보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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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곡갤러리 13일까지 “희망 잃지 않는 따뜻함 느끼길”
서툴지만 진솔한 그림 500여점 이웃과 행복한 나눔

 

일곡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신미지씨.

일곡도서관 일곡갤러리에서 전시회(13일까지)를 열고 있는 신미지(54·광주시 북구 일곡동)씨는 ‘아픔 12년차’다.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해 어르신들 한글공부를 돕고 싶다는 오랜 꿈을 위해 이것 저것 준비하던 지난 2010년, 음식을 먹던 중 돌을 씹었고 그 때 생긴 치아의 통증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5년 동안 병명도 모르는 채 시간을 보내야했고, 이후 신경차단 시술을 받았지만 재발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계속된 충격에 따른 불안증세와 우울증이 이어지면서 힘든 기간을 보내야했다.

그 때, 그를 붙잡아 준 건 남편과 아이들, 격려를 아끼지 않은 이웃들, 그리고 ‘그림’이었다.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그는 그림을 통해 희망을 보았고, 그 희망을 나누며 아름다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지난 2015년부터다. 미술교사였던 아버지가 어느 봄날 마당에 이젤을 놓고 꽃그림을 그리던 모습이 늘 마음에 있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겨둔 파스텔과 아크릴 물감으로 꽃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마음의 평온을 찾았다.

‘아픔이 내게 준 선물’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70여점의 작품이 나왔다. 누군가에게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기에 그의 작품은 서툴러 보이기도 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다. 우연히 물티슈를 활용해 작품을 제작하기도 해 독특한 면도 있다. 그는 ‘자연이 스승이었다’고 말한다. 라벤더·백일홍 등 산책 중 만난 꽃과 나무들이 모두 소재가 됐다.

전시작 중에는 좋아하는 고흐와 모네의 모작도 있다. 고흐를 다룬 책에서 “외롭지 않기 위해 아프지 않기 위해 그리고 살기 위해서 그림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글귀를 발견한 신 씨는 그의 작품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17년 일곡동 카페 ‘ELODIE’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묻곤한다. “그렇게 아픈데 어떻게 그림이 이렇게 밝을 수 있냐고, 어떻게 이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냐”고.

“매일 매일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섰었고, 하루 하루가 기적처럼 느껴지는 날들이었어요. 바닥을 경험해보니 작은 일들에도 감사한 마음이예요. 저의 그림은 힘겨움과 힘겨움 사이, 컨디션이 괜찮을 때 마주했던 것들입니다. 몸이 많이 아프다가도 그림을 그리며 이 녀석들이 완성되면 어떤 모습일까하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들뜨곤 했어요.”

지금까지 그가 그린 작품은 500여점에 달한다. 많은 작품을 누군가에게 선물했다. 아파트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방앗간 사장님, 노점상 주인 등 이웃들과 마음을 나눴다. 주변엔 아픔으로 힘겨워하는 이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암투병하는 이들에게 화사한 꽃그림과 함께 쾌유를 비는 마음을 선물했다.

그는 늘 힘이 돼주는 남편, 취업까지 포기하고 온전히 자신을 돌봐준 사랑하는 아들 등 가족을 비롯해 “내 주변에는 천사들이 많다”고 말한다. 그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전시장을 찾는 이들이 따뜻함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제 생각에 ‘희망’이라는 게 없다면 삶은 끝인 것같아요. 저 역시 살아가기 위해 희망을 부여잡아야했는데 그게 바로 그림이었죠. 희망은 친구처럼, 아이처럼 늘 곁에 두어야해요. ‘나눔’ 역시 최고의 가치입니다. 전시장에 오셔서 전문가적인 시각보다는 그저 밝고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봐 주시고 미소 한번 사알짝 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는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좋아진다면 딸 아이가 결혼해 살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와 고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아를 등 남프랑스 지역을 여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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