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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오감 자극 ‘얼마나 오렌지’

by 광주일보 2022.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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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까지 ‘얼마나 오렌지’전,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글라스 폴리곤
‘몸의 치유’포커스, 임용현·조은솔 등 10명 참여…20일부터 VR전시도

튤립과 수선화, 이제 막 푸른 물이 오르기 시작한 나무. 아름다운 양림동 숲속에 문을 연 ‘오렌지 리조트’에 다녀왔다. 온통 오렌지색으로 장식된 식탁에 앉아 근사한 대접을 받았다. 오렌지빛 메뉴판을 펼쳐든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오렌지 요리, 배경 음악, 퍼포먼스와 사진 촬영. 배경음악으로 ‘시네마틱’을 선택하고 예쁘게 모양을 낸 상큼한 오렌지를 먹었다. 선택한 퍼포먼스로는‘시카고’ 중 ‘올 댓 재즈’를 들었다. 이 모든 건 김영남·구혜영 작가의 작품 ‘오렌지 리조트’다. 노래 등 퍼포먼스는 구 작가가, 안내는 김 작가가 맡았다.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해준 건 전시 ‘얼마나 오렌지’전이다. 오는 29일까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글라스 폴리곤 등에서 열리는 이번 기획전은 오감으로 체험하는 전시다.

호랑가시나무 폴리곤에서 열리고 있는 ‘얼마나 오렌지’전에서는 ‘몸’과 오렌지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만든 박계연 독립 큐레이터는 지난해 호랑가시나무창작소에서 인상깊게 관람했던 ‘당신의 ㅅㅅㅈㅈ’전의 기획자다. 코로나 시대, 프랑스 미래학자 아탈리가 문화예술의 새로운 주제로 꼽은 ‘시간, 죽음, 슬픔, 장례식’ 의 첫글자를 딴 전시였다.

지난해 전시가 정신적 치유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몸의 치유’를 중심에 두고 기획했다. 모든 활동이 가상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면서 ‘몸’이 증발해 버린 듯한 느낌을 받았고 전시장에서 그 감각을 일깨우고 활기를 되찾는 여행을 떠나자 싶었다. 감각을 깨우는 장치로는 오감을 자극하는 ‘오렌지’를 떠올렸다.

김혜연 작가의 ‘Doctor 오렌지:임상 기록 1’

전시에는 지난해 참여했던 6명의 작가를 비롯해 임용현·조은솔·정승원·구래연작가 등 모두 10명을 초청했다. ‘전시장이 오렌지의 침공을 받는다’는 컨셉 아래 작가들에게는 몸에 대한 사유가 담긴 작품을 제작하되 ‘오렌지’를 재미있게 해석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로 가는 길부터 즐겁다. 4월의 숲에 자리한 전시장은 오렌지 왕국이라는 재밌는 컨셉으로 꾸몄다. 거대한 오렌지가 나무에 걸려 있고, 오렌지 왕국 문장(紋章)을 새긴 국기도 펄럭인다.

참여 작가들은 우리 몸과 밀접한 숨, 감각, 소통, 기억, 권력 등 다양한 주제를 찾았고 작품은 각자 나름의 오렌지를 품고 있다.

김혜연 작가의 ‘Dr. 오렌지:임상 기록 1’은 텍스트와 사운드, 사진이 어우러졌다. 후각, 미각 등 코로나로 이상 징후를 보이는 감각 기관에 대한 ‘심리평가’를 기록한다는 유쾌한 컨셉으로 ‘닥터 오렌지의 상담실’을 찾는 이들은 헤드폰으로 ‘코’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눈으로는 다양한 텍스트를 읽는 경험을 한다.

서법현 작가는 개인적 서사를 소재로 회화 작품과 픽셀 작품을 전시중이다.

정승원 작가의 작품 ‘연결’

정승원 작가의 설치 작품 ‘연결’은 코로나 시대, 우리가 놓치고 있는 터치의 의미를 알려주는 작품이다. 길게 드리워진 수많은 오브제를 만지고, 그것들이 부딪혔을 때 나는 소리를 들으며 ‘연결’을 꿈꾼다.

조은솔 작가는 코로나 시대 일상이 된 ‘손 씻는 일’에 대한 이미지를 설치와 회화 작품으로 구현했다.

김지희 작가의 ‘생각하는 사람’ 등의 작품은 땀, 피부 조각, 체취 등이 담긴 헌 옷과 골판지로 만들었다. 얼기 설기 만들어진 조각들의 제스처와 표정이 묘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다.

홍준호 작가는 회사원 시절, 과로로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섰던 자신의 신체 내부를 촬영한 MRI 사진 등을 중첩시켜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몸에 피어난 꽃’을 선보인다. 그밖에 임용현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 ‘감각이주’, 구래연 작가의 ‘삶과 죽음의 모뉴먼트’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참여가 가능하다. ‘오렌지 리조트’는 매주 토·일요일(30분·일 5회) 예약 (https://bit.ly/3iWTCs4)을 통해 관람객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쁘게 꾸며진 오렌지 쥬스 스테이션에서 오렌지 쥬스와 정승원 작가의 오렌지 스티커를 구입할 수 있다. 또 SNS에 전시를 업로드한 관람객에게 착즙 쥬스를 무료 제공하며 20일부터는 VR전시(www.chronotope.co.kr)도 열린다.

전시는 ‘유기농 오렌지주스 조이’, ‘크로노토프’ 등이 후원했다. 오전 10시~오후 6시. 호랑가시나무 홈페이지 참조.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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