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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치솟는 기름값…서민·취약계층 겹시름

by 광주일보 2022.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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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경유 ℓ당 2000원 육박
화물차·어선 운행비 절반이 기름값
농민 “영농철 농기계 돌리기 겁나”
독거노인 등 “보일러 가동 무서워”

/클립아트코리아

#. 11t 화물 덤프트럭을 운행하는 박종균씨는 최근 들어 운전대를 잡기가 두렵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약 600㎞ 거리를 운행하는 동안 들어가는 하루 왕복 기름값만 24만 원. 일당의 절반 수준이다. 박씨는 “경유값이 ℓ당 1900원에 육박하면서 지난해 16만원 정도면 충분했던 기름값이 24만 원까지 올랐다”며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긴 했지만 화물차 운전자에게 지급하는 유류보조금도 같은 수준으로 내려간데다,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체감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유가가 급등하면서 유류가격에 영향을 받는 업종 종사자들의 시름이 깊어 지고 있다. 기름에 불이 붙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격이 치솟다 보니 생계를 위해 기름 사용이 필수적인 사람들의 경우 일을 해도 손에 쥐는 게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유류가격에 민감한 화물, 중장비 노동자 뿐 아니라 기름으로 난방을 쓰는 저소득 취약계층의 한숨소리도 커지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중장비 기사들, ‘시동 걸기 두려워’=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5일 광주지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값은 1969원, 경유 1874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18원, 15원씩 올랐다. 2개월 전인 1월 각각 1600원대와 1400원대 수준에 비해 20% 가까이 오른 셈이다.

레미콘 운전기사 김광현씨는 “통상 회사에서 기름값을 지원해주는데, 요즘 기름값이 지원액(ℓ당 1500원)을 넘어서면서 기사들이 자기 돈 내고 일을 하는 실정”이라며 “하루 100ℓ를 쓴다면 하루 3만원씩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레미콘 업계는 최근 광주지역 건설현장이 줄어들면서 일감도 부쩍 감소한데다, 유류값마저 오르면서 신음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레미콘 뿐 아니라 중장비 운전기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박종곤 광주화물연대 본부장은 “기름값이 오르면서 임금을 올려주지 않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운전기사들이 많아지는 형편”이라며 “광주에서도 3곳의 화물차 기사들이 파업중”이라고 말했다.

◇농번기철인데, ‘기계 돌리기 겁나’=나주 동강면에서 23만 1404㎡ 규모의 벼농사를 짓는 조영민(60)씨는 할 일이 많아지는 농번기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쌀값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비료값, 기름값 등 부대비용만 늘어나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어서다. 그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뒀지만 “30년 넘게 해온 농사가 올해 만큼 하기 싫은 적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씨는 “ℓ당 700원 하던 면세경유가 어느새 1000원을 넘었다. 경운기 5대, 트랙터 3대, 이양기 1대 등을 쉴새없이 돌리다보면 많이 쓸 때는 한달에 사용하는 기름만 5000ℓ”라며 “기름값이 올라 비용만 한달 150만원이 추가로 들어갈 처지”라고 말했다.

어민들도 죽을 맛이다. 시중보다 40% 정도 싸게 제공되는 면세유 가격도 한달새 20% 이상 오르다보니, 배를 타고 조업을 나갈때마다 손해라는 말도 나온다. 완도군 약산면에서 15년째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차민진(51)씨는 “휘발유의 경우 100ℓ기준 6만원에 살수 있었는데 지금은 9만원 넘게 줘야 한다”며 “어선 2대를 모두 돌리는 게 수지타산에 맞지 않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구매할 수 있는 면세유는 제한돼 있는데다, 최근 선박 대형화로 배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기름이 많아지면서 면세유를 쓰고 소비자가격으로 기름을 구입하는 어민들도 적지 않다.

◇아직 쌀쌀한데, ‘보일러 틀기 무서워’=독거노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도 기름 값을 걱정하는 형편이다.

광주시 북구 용두동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A(74) 할머니는 “ 지난 1월 26일, 22만원을 주고 등유를 사다 보일러에 넣었는데 이달에는 25만원을 줬다”면서 “3만원이 올랐는데, 보일러를 예전처럼 틀 수 있겠냐”고 했다. 현재 살고 있는 단독주택은 웃풍이 심해 늦봄까지 보일러 없이 잠들기 어렵다는 게 A 할머니 하소연이다.

A 할머니는 “우리 같은 노인들은 초여름까지 보일러를 때야 하는데 기름값이 오르니 큰일” 이라며 “병원에 입원해 있는 할아버지가 집에 와서 지낼 때도 춥지 않게 하기 위해 보일러를 틀어야 하는데 기름값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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