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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궁 담을 넘지 못한 실록과 야사 속 은밀한 이야기

by 광주일보 202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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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조선의 뒷담화 - 김경민 지음

드라마틱했던 대선이 끝났다. 이번 선거는 역대 여느 대선보다 초박빙이었다. 보수와 진보로 결집된 투표는 헌정사 최소 0.8%P를 기록했다.

죽기 살기로 선거에 이기려는 이유는 ‘권력’ 때문이다. 승자독식의 대선에서 승자와 패자의 권한은 극명하게 갈린다. 권력은 자식과도 나눠가질 수 없다는 말은 그런 속성과도 무관치 않다.

치열한 선거 과정에는 알려지지 않는 얘기들도 적지 않다. 이긴 쪽은 이긴 쪽대로 진 쪽은 진 쪽대로 결정적인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 이면에 드리워진 이야기들은 밖에 드러난 것과는 다른 ‘진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혹자들은 그것을 야사라고 말한다. 기록된 것과 기록되지 않은 것 사이에는 무수한 일화가 존재한다. 오늘날 그 틈바구니는 다양한 역사 콘텐츠의 ‘저수지’가 된다.

실록과 야사의 틈에 기록된 비밀스러운 역사를 다룬 책이 발간됐다. ‘조선의 뒷담화’는 “동전에 양면이 있듯 우리가 잘 들여다보지 못했던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한 손에 잡히는 조선 상식 사전’과 ‘어을우동: 왕의 여인’의 작가 김경민이 저자다. 책은 저자의 스토리텔링으로 정사와 야사를 버무려 역사물로 탄생했다.

‘뒷담화’는 언어 자체가 지닌 휘발성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나 조선 500년의 역사는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 소설 등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다뤄졌다. 그러나 ‘뒷담화’가 의미하는 것처럼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도 존재한다.

조선의 세 번째 왕 태종은 복수의 화신이었다. 그는 아버지를 조선의 왕으로 옹립하기 위해 정몽주를 처단했으며 1차 왕자의 난 때는 정도전을 죽였다. 당시 이복형제였던 방자를 세자로 내세운 이는 정도전과 태조의 두 번째 부인이었다. 태종은 후일 왕위에 올라 계모였던 신덕왕후 강씨의 무덤을 파헤쳐 다른 곳으로 천장(遷葬)했다. 무덤 앞의 사람 형상인 석인(石人)은 땅을 파고 묻게 했다.

태평성대를 구가했던 세종은 며느리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첫째 며느리를 폐하게 된 사건은 남녀 간에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방술과 연관 때문이다. 세종은 궐내에 세자빈과 관련한 이상한 소문이 돌자 세자 빈의 시녀를 불러 직접 심문을 했다. 시녀는 세자빈이 남자에게 사랑받는 술법이 있냐고 묻기에 처음에는 모른다고 했지만 강요에 못 이겨 주술을 가르쳐 주었다고 말한다.

세종은 근정전에서 폐빈에 대해 이렇게 하교했다. “뜻밖에도 김씨가 미혹시키는 방술을 쓴 단서가 발각되었다. 내, 그리하여 휘빈 김씨를 쫓아내었다.”

청렴결백의 상징인 황희는 사람을 죽인 사위 서달을 감싸주기 위해 청탁을 했다. 서달이 자신에게 예를 갖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을 아전을 때려 죽인 일이 있었다. 황희는 우의정 맹사정에게 부탁을 했다. “딸을 과부로 만들 수 없지 않느냐”는 청이었다. 결국 서달의 죄는 그의 종이 뒤집어쓰게 됐고 자신은 방면됐다.

그러나 몇 개월 후 정사를 보던 세종이 사건의 보고서를 접하게 된다. 장계(狀啓·지방 관원이 임금에 올리는 글)가 늦게 올라온 연유가 이상해 자초지종을 알아본 결과 진상을 알게 된다. 세종은 황희와 맹사성을 파직하고 황희 사위 서달은 외아들인 점을 감안해 장 100대에 귀양을 보낸다.

문정왕후는 중종의 세 번째 계비다. 중종은 연산군이 폐위되자 왕으로 추대됐다. 피비린내 나는 궁궐의 암투 속에서 살아난 문정왕후는 오빠인 윤원로와 남동생 윤원형, 그리고 윤원형의 첩이었던 정난정과 권력을 차지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 명종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명종이 왕이 되었지만 그녀는 권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왕은 아드님이 아니라 나입니다’라는 표현에서 권력에 집착했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책비·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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