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수업 안전조치 미흡해 유치원생 공 맞아 부상, 선고유예

잘못 반성하고 합의한 학교장·야구감독

 

야구 수업을 하면서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학교장과 야구부 감독에게 선고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8단독 박상수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광주 모 초등학교장 A(59)씨와 학교 야구부 감독 B(50)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A씨 등은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 수업을 할 때 사고를 방지할 안전망을 설치하거나 인접한 놀이터·차량 진입로 등의 통행을 제한하는 등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해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학교측 과실로 당시 놀이터에 있던 유치원생(여·5)이 훈련 중 날아온 야구공에 머리를 맞아 6주 간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당시 야구 훈련장 외야 쪽에는 이동식 펜스(높이 1.5m) 외에 안전망이 없었고 3루쪽 외야의 경우 별다른 안전장치도 갖춰지지 않았다. 애초 이들은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에 처해졌지만 약식명령 처분에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했었다. 약식명령은 법원이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공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 과료, 몰수 등의 처분을 부과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 등의 과실로 5살된 유치원생이 머리에 전치 6주에 이르는 상해를 입어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면서도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합의해 피해자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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