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타격 코치로 새 시즌
1군에 합류한 KIA 타이거즈 이범호 코치가 ‘가을 잔치’를 위해 ‘싸우는 법’을 가르친다.
KIA는 올 시즌 김종국 감독으로 새로운 체제를 구성했다. 코치진에도 변화가 있다. 지난 시즌 퓨처스 총괄코치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범호 코치가 1군 타격 코치로 2022시즌을 맞는다.
1군에서 ‘결과’를 목표로 뛰게 된 이범호 코치는 “재미있을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이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현역 생활 끝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쳐봤던 투수들이 많다. 어떻게 치면 확률이 높아지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멘탈적인 부분에서 경기 풀어가는 방법 이런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주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싸우는 법’에 집중하겠다는 게 이 코치의 생각이다.
그는 “타격폼 바꾼다고 해서 짧은 시간에 성적이 뛰어나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생각을 바꾸면 갑자기 좋아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선수들이 가진 생각을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면 성적이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성장과 변화가 필요한 선수들이 이 코치의 집중 지도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 코치는 “나성범, 최형우, 김선빈 등 기존에 뛴 선수들 4~5명은 변화가 필요 없는 선수들이다. 포수들과 박찬호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분이 크다. 그 선수들과 이야기 많이 나누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는 게 먼저가 될 것이다. 그런 변화만 주면 지금보다는 성적이 올라올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박찬호는 올 시즌 KIA 타선의 키를 쥔 선수이자, 이 코치에게도 의미가 있는 후배다. 25번을 뛰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 코치는 은퇴를 하면서 박찬호에게 자신의 번호를 물려줬다.
이후 박찬호은 성장과 부침의 갈림길에 서 이 코치의 애를 태웠다. 올 시즌 박찬호는 25번 대신 1번을 달면서 변화를 줬고, 대신 이우성이 25번을 쓸 예정이다.
이범호는 “(박찬호가) 전화해서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했다. 기분상으로도 바꿔보는 게 좋을 수 있다. 원하지 않은 번호를 받은 것 일 수도 있는데 번호 바꿔서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유격수니까 수비·체력적으로 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멘탈적으로 잡아가면서 더 발전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맞히는 능력은 있다. 능력은 있는 선수라 스윙이나 그런 것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타이밍이나 볼카운트 유리하게 만들어가면 더 좋아질 확률이 높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슈퍼 루키’로 주목받는 김도영에 대해서도 이 코치는 ‘멘탈’을 강조하면서 ‘성장’을 내다봤다.
이 코치는 “타고났다. 치는 코스가 많다. 몸쪽은 몸쪽대로, 바깥쪽은 바깥쪽대로 치고, 가운데는 가운데라고 세게 칠 줄 안다. 타격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정말 좋다. 습득능력이 굉장히 빠르다”며 “중요한 것은 타격보다는 수비 이런 부분이다. 수비에서 스트레스가 많다 보면 성장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신인이라 경기에서 실수 한번 하면 위축되는 게 많다. 프로에서 처음 해보는 것이고, 관중 많은 곳에서 처음 하는 것이라서 위축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게 걱정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만 잘 잡아주면 10, 20경기 100경기 적응하면서 빨리 뛰어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공격적인 면에서는 걱정할 게 없다. 발이 빨라서 빗맞아도 내야 안타가 될 수 있고, 나가서 도루라든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관중 많은 경기, 중요한 경기에서 멘탈적인 부분만 흔들림이 없으면 좋은 선수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팀은 물론 리그에서 알아주는 3루수였던 이 코치. 아쉽게도 이 코치의 은퇴 후 KIA는 아직 확실한 3루수를 찾지 못했다. 이 코치가 우선 이야기하는 3루수의 조건은 ‘송구’다.
이 코치는 “3루수는 공을 잘 던지는 게 첫 번째다. 앞에서 수비하고 강습타구가 많아서 공을 막아야 한다. 잘 막아놓고 정확한 송구만 이뤄지면 큰 문제가 없는 포지션이다. 유격수는 백업도 따라가야 하고 할 게 많은데 3루는 자리 지키면서 정확하게 막고, 막다 보면 잡고, 잡다 보면 풋워크가 생긴다”며 “팀에 3루 괜찮게 하는 선수들은 많지만 400~500타석을 하는 선수가 없었다. 1년, 1년 체력을 기르고 경험하면 좋은 3루수가 만들어질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이 코치는 퓨처스 총괄코치를 하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먼저 살폈다. 퓨처스에서 칼을 갈고 올라온 많은 선수가 그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 1군은 결과가 중요한, 더 치열하게 돌아가는 곳이지만 이 코치는 차분하게 선수들의 마음을 먼저 살필 생각이다.
이 코치는 “단순히 잘하고 싶다고 해서 잘하는 게 아니니까 총괄코치를 하면서 이야기 많이 나누려고 했다. 선수들이 조금씩 나아진다고 하면 기분 좋다. 선수들이 기분 좋게 타석에 들어갈 수 있고, 기분 좋게 시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구단에서 투자도 많이 하고, 감독님도 새로 부임하셨다.우리가 여기 있으면 안 된다. 여기 있을 팀이 아니다.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로 올라갈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팀이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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