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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화정동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낙하물 위험 민원 제기에도…구청 조치 없었다

by 광주일보 202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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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벽 무너지듯 ‘와르르’…악천후에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
“땅 흔들리며 쿵” 주민들 놀라 뛰쳐나가니 회색 먼지 가득
추가 붕괴 우려 속 140m 타워크레인 고정장치 훼손 위험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이날 사고로 부상 당한 근로자가 부축을 받으며 구급차로 이동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물 외벽과 일부 바닥층 등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났다. 건물 외벽에 인접해 설치된 타워크레인의 고정장치가 일부 훼손돼 자칫 건물뿐 아니라 타워크레인도 넘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빚어지면서 일대 주민 1000여명에 대한 긴급 대피명령도 내려졌다.

특히 현장 주변 주민들은 공사 과정에서 비산먼지로 인한 불편뿐 아니라 낙하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 등 민원을 꾸준히 제기했는데도, 관할구청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굉음에 뛰어나왔더니 종잇장처럼 무너졌다”=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공사장 건물 붕괴사고를 목격한 주민들은 사고 직후 긴급 대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부실 공사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사고는 39층짜리 건물 34~23층 외벽 등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면서 일대 차량을 덮쳤고 현장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됐다. 현장을 지나던 목격자들이 찍은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과 SNS 등으로 퍼날라지면서 사고 당시 붕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인근 주민은 “땅이 흔들리며 ‘쿵’ 소리가 나 놀라서 뛰어나갔더니 아파트 일대가 회색 먼지로 가득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서구청은 현장과 바로 인접한 주상복합 건물 입주민 109세대와 다른 아파트 주민 370세대 등 총 479세대에 추가 붕괴 우려를 감안해 대피를 명령한 상태이다.

◇“여러차례 위험하다고 말했는데…”=건물 주민들은 여러차례 위험한 현장 상황을 경고했다고 안전 조치 준수 여부의 문제점을 꼽았다.

이들은 공사 초기부터 일대 주차된 차량에 건설 현장에서 돌이 떨어지고 합판이 추락하는 등 안전 조치에 문제가 보여, 구청에 여러차례 민원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공사를 무리하게 서두르는 듯한 분위기도 전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등 악천후에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이어가는 등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는 것이다.

사고 현장 일대에서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는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안되지 않느냐”면서 “위험하다는 민원을 넣었지만 서구청에서 ‘이정도 비는 괜찮다’, ‘보양작업을 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등의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주민 피해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석선씨는 “서구청에 넣은 민원만 수백건”이라며 “그때마다 전자민원으로 접수하라는 답변을 하거나 대충 넘어가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서구청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는데 민원 잠재우기 식이었다고 했다.

주민들은 수백건의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구청은 공식적으로 접수된 민원은 10건 미만이며, 구두 민원이 대부분이었다고 답했다.

홍씨는 “민원 잠재우기 식으로 T/F팀 조직해놨지만 결과적으로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며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구청은 건물에 이상이 없다는 소리만 했다”고 주장했다.

◇“140m 타워크레인도 위험”=당장, 타워크레인 업체들은 건물 붕괴과정에서 균형이 흐트러진 타워크레인이 넘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미 무너진 아파트 건물 옆에 고정해 설치해놓은 타워크레인 고정 장치가 일부 파손됐고 20도 가량 기울어 야간 강풍으로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타워크레인 업체 관계자는 “건물 외벽이 붕괴되면서 타워크레인을 건물 외벽에 고정해 놓은 브라켓이 2~3개 이미 빠진 상태다. 이미 기울어진 상태로 바람이 더 세게 불면 전도돼 버스터미널과 주변 차도 및 인도 등을 덮칠 수 있어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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