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뚜껑 정류장’으로 환경 살리는 송명은 대표
금형 장비 등 갖추고 장식품 등 제조…청춘빌리지서 판매
어르신 일자리 연계, 청년과 함께 일하는 공간 조성 계획
빈병부터 캔, 우유팩, 종이, 페트병까지. 모두가 분리수거를 통해 새 생명을 얻었지만 플라스틱 병뚜껑만은 그러지 못했다. 크기가 작은 탓에 기계로 선별할 수 없어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되거나 소각되기 때문이다.
광주 청년들이 플라스틱 병뚜껑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최근 서구 청춘발산마을에 등장한 ‘플라스틱 정류장’이다.
송명은 청춘발산협동조합 대표는 “플라스틱 병뚜껑은 대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폴리프로필렌(PP)재질인데, 독성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깔끔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재질이다. 그럼에도 재활용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실정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정류장에서는 병뚜껑을 수거하고, 이를 분쇄해 녹인 뒤 금형에 부어 청춘발산마을만의 특별한 제품으로 만들어준다. 제품은 발산마을 고유 패턴과 지형을 모티브로 만든 자석 장식품, 열쇠고리. 고양이 모양 튜브 짜개 등 3종이다.
일상 생활에서 나오는 병뚜껑을 모아서 가져가면 재활용 가능 여부를 알려주고, 수거한 무게만큼 쿠폰을 적립해 주기도 한다. 제품은 발산마을 입구 ‘청춘빌리지’에서 상시 판매하며, 내년부터는 온라인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에서는 ‘플라스틱 방앗간’ 등 병뚜껑 재활용 공간이 많이 있는데, 광주에는 아직 없더라고요. 지난해부터 기획해서 분쇄기와 사출기, 금형 등 장비를 구입하고, 청년들도 사출 시 온도 조절 등 기술을 익혔습니다.”
정류장은 발산마을 8명 조합원을 비롯해 뜻에 동참한 청년 12명이 운영하고 있다. 발산마을에 거주 중인 어르신들도 인건비를 받고 병뚜껑 세척·건조 및 분류에 도움을 주고 있다. 송 대표는 추후 노인 일자리와 연계해 어르신과 청년이 함께 일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발산마을 청년들은 “플라스틱 정류장이 마을뿐 아니라 광주시민 모두가 찾아오는 친환경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송 대표는 “일상 속 자원들이 그저 버리면 끝이 아니라는 것, 작은 실천을 통해 자원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정류장에서는 자원순환의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며 체감할 수 있다. 이 공간을 일상 속 자원순환 방법을 알려주는 거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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