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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서 무료 상담 박연재 변호사 ‘법무부 모범 마을변호사 표창’
8년째 영암·고흥·담양 등 전남 11개 읍·면서 재능 기부
1982년 안기부 방해로 사시 면접 탈락…2007년 ‘합격’
정년 이후 60대에야 비로소 시작한 변호사로서의 삶. 70세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을 통째로 소외 이웃을 위해 쏟아낸 따뜻한 변호사가 있다.
박연재(70) 변호사가 최근 법무부 모범 마을변호사로 선정돼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박 변호사는 광주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사무실을 열고 있으며, 8년 동안 마을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2013년 중반에 출범한 마을변호사 제도는 변호사는 만나기 어려운 지방 소도시 마을 주민들에게 변호사들이 재능기부로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제도다. 전국 2만 6100명 변호사 중 1361명 변호사가 자발적으로 마을변호사로 나서서 활동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온통 큰 도시에서만 활동하려 하니 시골에는 변변한 변호사 한 명 없는 ‘무변촌’이 많습니다. 전남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데 개업 변호사조차 많지 않은 사실이 마음아팠어요. 제 고향이 영암인데, 고향 전남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참여한 게 벌써 8년이 됐네요.”
박 변호사는 고흥(고흥읍·도양읍·두원면), 영광(백수읍·영광읍), 담양(고서면·창평면), 장흥(관산읍), 화순(화순읍), 곡성(석곡면), 영암(군서면) 등 전남도 7개 군 11개 읍·면을 담당하고 있다. 마을변호사 1기부터 참여해 지금까지 기록상 140여건의 법률상담을 해 줬다. 상담자가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아 기록에 올리지 않은 상담건수까지 합치면 200여건이 넘는다.
“‘생활 밀착형’ 상담을 많이 해 줍니다. 예컨대 호적 정리부터 토지 분쟁, 노사 분쟁, 재산 상속, 마을 이장 공동자금 횡령, 의료 분쟁, 부부 간 갈등에 따른 이혼 위자료 청구 등이 있죠. 법정 싸움까지 가기엔 액수가 적고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정말 억울한 사람들에게 소중한 길을 안내해 드리는 일이죠.”
박 변호사는 사법시험 최고령 합격자로 알려져 있다. 정확히는 사법연수원을 가장 늦은 나이에 들어간 이다.
박 변호사는 1970년 전남대 법대에 수석으로 입학한 뒤 유신 독재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무기정학을 당했다. 이후 1981년, 1982년 사법시험에서 1, 2차를 모두 합격했지만 국가안전기획부의 방해로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박 변호사는 30여년동안 KBS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2007년에서야 진실 규명을 통해 합격 처분을 돌려받았고, 2010년 정년을 마친 뒤 마침내 사법연수원에 발을 들였다.
그는 사무장조차 없이 여직원과 단 둘이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결코 힘든 기색을 비치지 않는다. “저 같은 마을변호사가 있다는 게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오히려 힘에 부칠 정도로 상담이 쇄도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사람 사는 곳에는 법적 분쟁이 없을 수 없죠. 그런데 여전히 마을변호사 존재 자체를 몰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요. 시장·군수 등 지자체부터 제도에 관심을 갖고 전남 곳곳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변호사는 “마을변호사는 일종의 사회 안전망이라고 생각한다. 소외 이웃들에게는 의료 복지 못지 않게 법률적 도움도 절실하다”며 “꼭 7개 군 담당 지역에 살고 있지 않더라도 괜찮다.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시라”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박연재(70) 변호사가 최근 법무부 모범 마을변호사로 선정돼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박 변호사는 광주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사무실을 열고 있으며, 8년 동안 마을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2013년 중반에 출범한 마을변호사 제도는 변호사는 만나기 어려운 지방 소도시 마을 주민들에게 변호사들이 재능기부로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제도다. 전국 2만 6100명 변호사 중 1361명 변호사가 자발적으로 마을변호사로 나서서 활동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온통 큰 도시에서만 활동하려 하니 시골에는 변변한 변호사 한 명 없는 ‘무변촌’이 많습니다. 전남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데 개업 변호사조차 많지 않은 사실이 마음아팠어요. 제 고향이 영암인데, 고향 전남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참여한 게 벌써 8년이 됐네요.”
박 변호사는 고흥(고흥읍·도양읍·두원면), 영광(백수읍·영광읍), 담양(고서면·창평면), 장흥(관산읍), 화순(화순읍), 곡성(석곡면), 영암(군서면) 등 전남도 7개 군 11개 읍·면을 담당하고 있다. 마을변호사 1기부터 참여해 지금까지 기록상 140여건의 법률상담을 해 줬다. 상담자가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아 기록에 올리지 않은 상담건수까지 합치면 200여건이 넘는다.
“‘생활 밀착형’ 상담을 많이 해 줍니다. 예컨대 호적 정리부터 토지 분쟁, 노사 분쟁, 재산 상속, 마을 이장 공동자금 횡령, 의료 분쟁, 부부 간 갈등에 따른 이혼 위자료 청구 등이 있죠. 법정 싸움까지 가기엔 액수가 적고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정말 억울한 사람들에게 소중한 길을 안내해 드리는 일이죠.”
박 변호사는 사법시험 최고령 합격자로 알려져 있다. 정확히는 사법연수원을 가장 늦은 나이에 들어간 이다.
박 변호사는 1970년 전남대 법대에 수석으로 입학한 뒤 유신 독재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무기정학을 당했다. 이후 1981년, 1982년 사법시험에서 1, 2차를 모두 합격했지만 국가안전기획부의 방해로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박 변호사는 30여년동안 KBS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2007년에서야 진실 규명을 통해 합격 처분을 돌려받았고, 2010년 정년을 마친 뒤 마침내 사법연수원에 발을 들였다.
그는 사무장조차 없이 여직원과 단 둘이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결코 힘든 기색을 비치지 않는다. “저 같은 마을변호사가 있다는 게 더 널리 알려지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오히려 힘에 부칠 정도로 상담이 쇄도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사람 사는 곳에는 법적 분쟁이 없을 수 없죠. 그런데 여전히 마을변호사 존재 자체를 몰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요. 시장·군수 등 지자체부터 제도에 관심을 갖고 전남 곳곳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변호사는 “마을변호사는 일종의 사회 안전망이라고 생각한다. 소외 이웃들에게는 의료 복지 못지 않게 법률적 도움도 절실하다”며 “꼭 7개 군 담당 지역에 살고 있지 않더라도 괜찮다.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시라”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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