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지원·안전관리 강화 위한 종합계획 설명회
희생자들 마지막 순간 시내버스 보존 방안도 검토
광주시가 6월 9일을 철거건물 붕괴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시민 추모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광주시는 지난 11일 철거건물 붕괴참사 피해자 지원과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종합계획 설명회를 열어 이 같은 추진방안을 공개했다.
시는 내년에 참사 1주기를 시작으로 매년 6월 9일을 희생자 추모행사일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는 사회재난 구호 및 복구지원 조례 등을 개정해 법제화할 예정이며, 해당 조례 개정안을 지난 10일 입법 예고했다.
추모행사 장소는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참사현장 일원으로 검토 중이다. 행사 주관, 시행 방법, 추모 기간 운영 방안 등 세부 내용은 추후 확정할 방침이다.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하지 않도록 막고 시민이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추모공간 조성도 추진한다.
명칭과 장소, 규모는 유가족 등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인천시 부평구의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전남 진도군의 세월호 기억의 숲, 광주 광산구의 강원도 소방헬기 추락 추모공간 등 기존 사례를 참고한다. 관련 조례를 조정해 조성 근거를 마련하고,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한다. 참사 기록물을 모아 보존하고 전시하는 추모 사업도 펼친다. 언론 등이 보도한 기사, 사진, 영상 등도 수집 중이다.
희생자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냈던 공간인 ‘운림54번’ 시내버스 차체의 영구 보존도 추진된다. 버스회사로부터 차체를 매입해 공공부지에 안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는 이밖에 구호지원, 제도개선, 안전관리 상시체계 등 분야에서 참사 후속 종합계획을 마련한다.
피해자 권리구제를 위한 변호사 선임 비용과 유가족 구호금 지원, 건축물 해체공사 안전관리 지침을 강화하는 조례 마련 등을 세부 사업에 포함했다.
박남언 광주시 시민안전실장은 설명회에서 “추모 행사와 공간을 마련해 불의의 사고로 숨진 희생자를 애도하고 시민 안전의식을 높이겠다”며 “유가족을 위한 행정, 재정적 지원 방향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는 “단순한 희생자 추모에 그치지 않고 시민 안전의식과 경각심을 높이는 사회 분위기 조성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일각에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국내·외 사례 조사와 분석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철거건물 붕괴참사는 지난 6월 9일 오후 4시 22분께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차도쪽으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매몰됐다. 짓눌린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붕괴 사고의 직접 원인 제공자인 공사 관계자에 대한 재판과 철거 공사 전반의 비위를 규명하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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