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대 통상임금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선고 앞둬
수천억원에 이르는 통상임금 소송과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의 선고가 다가오면서 금호타이어의 혹독한 겨울나기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원자재값 상승, 물류와 반도체난으로 빚어지는 생산 차질 문제에다, 소송으로 인한 불투명한 경영 상황까지 맞물려면서 소송 결과에 따라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할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역 경제계에서 흘러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민사 2부는 오는 8일 오후 A씨 등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노동자들 334명이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연다.
1심은 회사측이 직접 고용의무를 이행하고 임금 차액 등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해당 소송 규모는 171억원에 이른다. 같은 재판부는 이날 A씨 등의 사건 외에도 같은 취지로 1심에서 진행됐던 7개 재판에 대한 항소심 선고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 재판에 참여한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노동자들만 730명에 달하고 전체 소송 규모도 374억원 수준이다. 1심은 대부분 원고측 손을 들어줬다. 실상 금호타이어의 직접 지휘·명령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해왔다는 게 1심 법원 판단이었다.
광주고법 민사 3부(부장판사 이창한)가 진행하는 통상임금 소송은 금호타이어 노사 뿐 아니라 지역 경제계까지 주목하는 재판이다. 대법원은 앞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信義則·신뢰를 저버리는 내용이나 방법으로 권리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대한 엄격한 시각을 드러내면서 직원들이 청구한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파기환송심이지만 회사측은 ‘기업 존립이 위태롭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절박하게 소송에 임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애초 1일 예정됐던 재판이 내년으로 넘어가 1월 26일로 바뀌면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회사측은 앞선 재판에서 오는 2023년 말 1조원대 대규모 부채 만기가 도래하는데다, 소송에 따라 3000여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에게 미지급 통상임금으로 예상되는 2133억을 지급하게 되면 자칫 지급불능(디폴트) 사태에 이르게 될 수 있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까지 제시하는가 하면, 회계 감정을 신청하는 등 절박한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같은 점을 들어 노조측의 부정적 입장에도, “코로나 등 상황이 바뀌긴 했다”며 감정을 진행키로 하고 감정기관을 선정했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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