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절반 20~30대 광주은행, 사복 근무
롯데백화점 광주점 ‘영 MVG 클럽’ 신설
나주 혁신도시 공공기관들 전용 기구 신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MZ 세대’가 지역 경제계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체에서는 MZ 세대와 소통을 넓히며 경영 전반에도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유통가는 ‘큰 손’이 된 MZ 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판촉을 벌이고 있다.
3일 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근무복 제도를 폐지하면서 1600여 임직원 모두 사복을 입고 근무하고 있다. 근무복 폐지는 본점 뿐만 아니라 지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올해 초 설문조사를 벌여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근무복 폐지를 건의했고, 사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문민선(33) 광주은행 계장은 한층 자유로워진 분위기를 장점으로 꼽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근무복을 입으면서 생겼던 ‘행원’에 대한 선입견이 차츰 개선되면서 더 신뢰가 간다는 고객들의 반응을 들을 수 있었다”며 “자율 복장으로 수평적 근무환경을 만들면서 고객 상담 때도 힘이 실렸다. 환복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건 덤”이라고 말했다.
광주은행은 임직원 절반 이상(55.3%)이 20~30대, 이른바 ‘MZ 세대’일 정도로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체 임직원 1645명 가운데 20대는 13.3%(218명), 30대는 42.0%(691명)에 달한다. 전 직원을 성별로 따지면 남(837명)과 여(808명)가 비슷한 비율로 나뉘지만, 20~30대는 여성(550명)이 남성 직원(359명)보다 53.2%(191명)이나 많다.
광주은행은 이처럼 활동 주축으로 떠오른 ‘MZ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수평적 대화, 친여성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송종욱 은행장이 직접 3차원 가상공간 ‘메타버스’에서 MZ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자녀돌봄 10시 출근제’ 등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MZ 세대의 위력은 이들의 구매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주식 거래과 부동산, 아트 테크, 리셀러(재판매) 시장 등에서 20~30대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전국에서 ‘평균 구매 연령이 가장 높은’ 백화점 중 하나로 꼽히는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지난 7월부터 1980~2000년생을 대상으로 한 ‘영(YOUNG) MVG’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영 MVG 클럽은 20~30대 사이에서 중요한 가치로 꼽히는 ‘오늘 입은 옷차림, 오늘의 패션’(OOTD)을 내걸었다. 회원에게는 무료 커피와 식당·패션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모바일 앱 모집을 통해 모인 광주지역 영 MVG 회원은 500명이 넘었다.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롯데백화점 광주점 10~30대 고객 소비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1%나 증가했다. 이들 젊은층의 소비액 가운데는 해외명품(36.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가전·가구 등 리빙(26.3%)이 뒤를 이었다.
이승섭 롯데쇼핑 과장은 “최근 점포 주변 신규 주택단지 수요를 잡기 위해 대대적인 개선공사를 벌인 결과 신혼부부 등 20~30대 구매 비중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로지 나를 위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답게 이들의 소비액 절반은 명품과 가전·가구가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은 MZ 세대 직원들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조직·기구를 신설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정기적으로 MZ세대 소통협의체 ‘TP 커넥터즈’와 경영진 간 온라인 회의를 열고 있다.
‘TP 커넥터즈’는 1990년생부터 2003년생 직원 5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주명현 이사장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익명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전력 MZ 세대 직원들은 ‘주니어 보드 혁신원정대’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입사 2~5년차 ‘주니어 사원’ 125명이 힘을 합해 ‘KEPCO의 뉴노멀, MZ가 왔다’라는 책을 펴냈다. 혁신원정대는 여러 세대 간에 일어난 경험담을 나누고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솔직한 마음을 책에 담았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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