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동안 495명 ‘실버론’ 이용
올 상반기 199명의 51% 의료비 용도
전국 전·월세 명목 56% 비중과 대조
노후자금 당겨쓰는 고령자 대책 필요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 긴급대출(실버론)을 받은 광주·전남 연금수급자는 199명으로, 절반은 병원비를 충당하는 데 대출금을 썼다. 의료비용 등으로 연금을 저당 잡힌 수급자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국민연금공단 광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광주·전남 국민연금 노후긴급자금 이용자는 199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국내 확산한 지난해 296명을 포함해 1년 반 동안 495명의 지역민이 ‘실버론’을 이용했다.
실버론은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을 대상으로 한 대출 제도다. 전국 이용자의 99.5% 가량이 연금공제 방식으로 대출을 갚는다.
한 마디로 노후 연금을 당겨 급한 불을 끄고 있는 셈이다.
올 상반기 광주·전남 199명이 대출받은 금액은 총 11억7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절반(51.2%)을 차지하는 102명은 의료비 용도로 4억42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전·월세 보증금을 충당하기 위한 대출 이용자 45.3%(90명), 배우자 장제비 2.0%(4명), 재해복구비 1.5%(3명) 등이 뒤를 이었다.
대출금액으로 따지만 전·월세 보증금이 6억7300만원으로, 전체의 57.3%를 차지했다. 의료비 목적 비중은 37.6%로 나타났다.
실버론 이용금액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5.4%, 2020년 29.2%, 올 상반기 37.6%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고령화가 심각한 광주·전남은 병원비를 내기 위해 실버론을 받는 수급자 비중이 더 높다.
올해 상반기 전국 실버론 이용자 4571명 가운데 56.0%인 2558명은 전·월세 보증금 용도로 대출을 받았다. 의료비 명목 이용자 비중은 42.0%로, 전남 비중(51.2%) 보다는 다소 적었다.
정학기 국민연금 광주본부 과장은 “연금대출의 과반수가 부족한 집세를 충당하는 데 활용하는 전국 추세와 달리 광주·전남은 의료비 명목 이용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대적으로 고령자 비중이 높고, 전·월세 값 상승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완만한 지역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 수급자의 긴급 생활안정자금 명목으로 시행되고 있는 ‘실버론’은 연간 연금수령액의 2배 이내(최고 1000만원)로 빌릴 수 있다.
최대 5년 동안 원금균등 분할(미거치 또는 거치 1~2년 선택) 방식으로 상환된다. 올해 4분기 실버론 이자율은 1.69%로, 전분기(1.63%)보다 0.06%포인트 증가했다. 연체 이자율도 3.26%에서 3.38%로, 0.12%포인트 올랐다. 연체 이자율은 대부 이자율의 2배를 적용한다. 실버론은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에 연동해 매 분기별로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한편 올해 5월 기준 국민연금 지역 수급자는 광주 13만2019명·전남 27만3564명 등 40만5583명으로 나타났다. 1인당 월 평균 지급액은 광주 46만8271원·전남 42만1061원으로, 전국 평균(49만5953원)보다 적었다.
지난해 5월 기준 광주·전남 수급자 수는 37만8999명으로, 전년보다 6.6%(2만3544명) 증가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14.0%(2만6584명) 늘어나며 증가율 2배를 넘겼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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