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를 살게 했던 ‘이야기 책’ 어른이 되어 다시 펴다
“다시 열일곱살이 된다면, 꼭 꼼꼼하게 다시 읽고 싶은 작품들, 엄마에게 사 달라고 하고 싶은 책들, 친구들과 독서모임을 하고 싶은 책들에 대해 써보고 싶다.”
이 책은 이런 마음에서 출발했다.
‘늘 괜찮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등 책 읽기와 글 쓰기에 관한 책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정여울 작가는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어른이 된다”고 생각한다. 새 책 ‘블루밍:다시 열일곱이 된다면’은 작가가 그 시절 사랑했던 명작 소설, 고전 동화에 대해 쓴 글이다. 작가는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며 어린 자신을 살게했던 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임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인간은 ‘나의 삶’, ‘나의 이야기’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존재이고, ‘타인의 삶, 타인의 이야기’를 한 문장 한 문장 읽는 행위를 통해 비로소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작가는, 독자들이 그 ‘이야기의 힘’을 믿기를 바란다. 이번 신작에서는 모두 25권의 책을 만날 수 있다. 책은 올 봄 매주 목요일 독자에게 띄운 ‘정여울의 블루밍 레터’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와 동화를 재해석한 아름다운 그림을 담아 완성했다.
3부로 이루어진 책의 흐름은 성장의 과정을 담고 있다. 1부 ‘비커밍’(Becoming)은 자기 자신이 더욱 단단해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을 소개한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제제를 통해 문제아로 낙인 찍힌 아이가 타인과의 우정을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인간’이 되어가는 지 보여주며 ‘어린왕자’, ‘마틸다’, ‘어바웃 어 보이’, ‘올리버 트위스트’, ‘라푼첼’ 등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부 ‘브레이킹’(Breaking)은 이전의 자신과는 달라지는 변화의 이야기를 모았다.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을 비롯해 ‘죄와 벌’의 로쟈와 ‘데미안’, ‘피노키오’, ‘키다리 아저씨’, ‘테스’, ‘시련’ 등을 통해 타인을 통한 치유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 ‘블루밍’(Blooming)은 더 충만한 삶의 차원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담은 책을 모았다. ‘빨강머리 앤’, ‘오즈의 마법사’, ‘작은 아씨들’, ‘모모’, ‘종이동물원’, ‘기억 전달자’, ‘플라톤의 대화편’을 소개하며 도전하고, 후회하고, 아픔을 겪고, 사랑하며 한 발 더 나아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심리학과 철학, 문학을 아우르는 정여울의 글은 평범한 일상의 삶과 경험이 어우러지면서 독자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온다. 자신의 슬픔과 기쁨, 아픔까지도 솔직히 드러내는 글쓰기의 힘도 느낄 수 있다.
<민음사·1만6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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