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지역 나들가게 479개 문닫아
폐업률 광주 65.5%·전남 38.7%
절반 “편의점 전환”…자생력 잃어
전통시장, 모바일 결제흐름 소외
모바일 상품권 ‘10곳 중 3곳’만 가맹
광주·전남 전통시장 점포 가운데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을 받는 비중은 3분이 1이 채 되지 않는다.
대형 유통매장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골목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소비가 확장되고 있지만 동네상권 경쟁력은 갈수록 뒤쳐지고 있다.
온라인 수주·발주 시스템을 지원하는 ‘나들가게’는 광주·전남에서 지난 10년 간 누적 폐업률 50%를 넘겼고,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을 받는 전통시장 점포는 3분이 1이 채 되지 않았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구갑)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10년여 동안 광주·전남 나들가게 폐업률은 51.6%로 집계됐다.
지역별 폐업률은 광주 65.5%·전남 38.7%로, 특히 광주는 평균 폐업률(48.2%)을 크게 웃돌며 전국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광주 292개·전남 187개 등 479개가 폐업하거나 나들가게 신청을 취소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하는 ‘나들가게’는 지난 2010년 첫 발을 내디뎠다.
실시간 영업정보 분석과 온라인 수발주가 가능한 100만원 상당 POS(전자식 금전 등록기) 시스템을 지원하고 안전시설 개선, 맞춤형 경영 상담 등을 제공한다.
사업 첫해 광주 92개·전남 122개가 개점하면서 지난해까지 광주 538개·전남 605개 등 1143개가 간판을 달아왔다.
하지만 대기업의 골목시장 침투에 자생력을 잃어가며 나들가게 폐업은 늘고 개점은 급속도로 줄고 있다.
지난해 광주에서는 3곳, 전남서는 단 한 곳이 나들가게에 동참했고, 올 들어서는 개점 ‘0곳’을 기록했다.
올 6월 말 기준 나들가게를 유지하고 있는 슈퍼는 광주 246개·전남 418개 등 664개로, 개점한 1143개 중 5분의 3 수준(58.1%)만 남았다.
지난해 광주 11개·전남 21개 나들가게가 문을 닫았고, 올 상반기에도 광주 5개·전남 6개가 폐업했다.
나들가게를 그만둔 전국 4439개의 폐업 사유를 조사해보니 절반 가량인 2200개는 편의점으로 가게를 전환했고, 업종 변경(24%·1070개), 완전 폐업(17%·773개), 신청 취소(9%·396개) 등 순이었다.
송갑석 의원은 “나들가게에 지난 10년 동안 투입된 예산은 1024억원에 달한다”며 “단순 시설 지원에서 벗어나 공동 유통시스템 구축, 온라인몰 제작 등 나들가게 경쟁력을 높이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강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전통시장도 효율적인 유통 구조를 갖추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왕·과천)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통시장 점포의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가맹률은 올해 8월 말 기준 광주 28.5%·전남 29.0%로 집계됐다.
광주·전남 전통시장 점포 10곳 중 7곳에서는 모바일 간편결제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광주 전통시장 점포 5647개 가운데 28.5%인 1607개, 전남은 8308개 중 29.0%인 2409개만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맹을 맺었다.
전국 평균 가맹률 28.6%를 크게 웃돈 시·도는 세종 66.9%(519개 중 347개), 강원 48.6%(8134개 중 3950개), 울산 36.3%(4168개 중 1512개) 등이었다.
이소영 의원은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판매액은 도입 첫해인 지난 2019년 65억8000만원에서 올 8월 기준 2269억5000만원으로 무려 34배나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현금 대신 스마트폰 결제가 보편화되는 시점에서 전통시장 가맹 유도와 활용률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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