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도사린 실습 현장에 다른 학생도 보냈다
여수해양과학고가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고 홍정운(18)군 이외 다른 학생도 잠수 기술 습득이 가능하다며 선정한 현장실습업체로 실습을 내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 교사들은 특히 현장실습기업 선정 과정에서 잠수 작업을 유해·위험 작업의 하나로 규정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면서도 버젓이 ‘적합’하다고 표시한 것으로 확인돼 무책임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무소속 윤미향(비례)의원과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민주당 강민정(비례)의원이 12일 전남도교육청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2021년도 여수해양과학고 현장실습 운영회의록’자료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홍군 외에 같은 학교 A(18)군이 잠수 기술 습득이 가능한 업체로 현장실습을 나간 것을 확인됐다.
이들 교사들은 회의록에서 A군이 갈 업체를 ‘광양에 위치했으며 정기 및 측정기계 납품 업체로 해양레저과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이 NCS기반 과목인 잠수 기술과 기판실무기초, 선박갑판관리에 대한 여러 실무적인 기술 습득이 가능할 것으로 사려된다’고 평가했다. 산업 현장에서의 미성년자 잠수 업무를 금지하는데도 잠수 기술 습득을 위해 도움이 된다며 업체를 선정하고 학생을 보내기까지 한 것이다.
특히 이들이 작성한 현장실습기업 선정 체크 리스트에는 미성년자인 학생이 하면 안되는 ‘잠수 업무’ 등을 취급하는 업체인지를 묻는 체크 리스트에 ‘적절’ 하다고 표시했다. 교사들이 스스로 잠수 업무를 미성년자에게 시킬 수 없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 생각 없이 현장실습업체로 선정, 아이들을 위험에 내몰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일보는 A군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27일부터 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군은 다행히 잠수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 현장실습기업다.
결국 학교 안팎에서는 홍군 뿐 아니라 A군에게도 현장 실습 기업에서의 안전·노동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생들을 실습처로 보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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