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말 만루포 활약…6회초 실수 연발
KIA, SSG랜더스 꺾고 주말 첫 2연승
“거의 울 뻔했다”며 만루홈런 주인공 김태진이 쑥스럽게 웃었다.
KIA타이거즈가 26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6-5 승리를 거두며 2연승에 성공했다.
3루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태진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면서 이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5회말에는 김태진에게 환호가 쏟아졌다.
2-0으로 앞선 2사 만루에서 김태진이 이날 경기 세 번째 타석에 섰다.
앞선 타석에서 삼진, 1루 땅볼만 기록했던 김태진이 초구 볼을 지켜본 뒤 가빌리오의 2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방망이를 떠난 공은 폴 안쪽으로 떨어졌다.
김태진의 이적 후 첫 홈런이자 자신의 첫 만루홈런이었다. 올 시즌 팀의 첫 ‘그랜드슬램’이기도 했다. 또 NC 소속이었던 지난해 7월 5일 KIA를 상대로 한 홈런 이후 1년여 만에 기록한 ‘한방’.
김태진의 ‘깜짝 홈런’으로 6-0을 만든 KIA가 6회초 수비에 들어갔다.
5회말 천국을 경험했던 김태진이 이어진 수비에서는 지옥을 맛봤다.
5회까지 1피안타 4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한 멩덴이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최주환과의 승부. 윌리엄스 감독이 시프트를 걸어 3루수 김태진을 1·2루 사이에 세웠다. 그리고 김태진을 향해 땅볼 타구가 향하면서 시프트가 적중한 것 같았다.
하지만 한 차례 공을 더듬은 김태진이 1루에 악송구하면서 선두타자가 살아나갔다.
한유섬을 3루 땅볼로 잡은 멩덴은 박성한에게 중전안타로 점수를 내준 뒤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투수 고영창이 안상현의 땅볼로 투아웃은 만들었지만, 이재원과 최지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물러났다. 이어 좌완 이준영이 출격했지만 추신수의 우전안타가 나왔고, 폭투까지 나오면서 순식간에 6-4까지 점수가 좁혀졌다.
김태진의 실책으로 시작된 악몽의 6회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강민의 땅볼 타구가 3루로 향했다. 3루 땅볼로 이닝이 마감되는 것 같았지만 김태진이 이번에는 포구 실책을 하면서 추신수가 홈에 들어오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KIA는 결국 6회 2사에서 장현식을 조기 투입해 승리 지키기에 나섰다. 장현식이 초구에 최정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면서 길었던 6회를 마무리했고, 7회 연속 안타의 위기를 넘긴 뒤 8회 투아웃까지 책임지고 물러났다.
역시 반 박자 빠르게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정해영이 볼넷 하나는 내줬지만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22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장현식도 23홀드로 KT 주권과 다시 홀드 공동 1위 자리에 올랐다.
김태진은 “안타 치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루상에 주자가 없다고 생각하고 쳤는데 넘어가서 기분이 좋았다. 폴까지 공이 다 간 뒤 홈런이라는 것을 알았다. 제발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빌었다”고 웃었다.
하지만 이내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김태진은 “처음에 공 놓치고 집중하자고 했는데 또 실수가 나왔다. 진짜 기억이 지워졌다. 울 뻔했다. 나 때문에 게임이 넘어가는 줄 알았다. 계속 긴장하면서 경기했는데 다행히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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