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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동굴 품은 갤러리’서 한희원·이이남을 만나다

by 광주일보 2021.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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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4일까지 ‘갤러리S’ 10주년 기념전
한희원, 신작 20점 전시…‘조춘도-이이남DNA’ 광주 첫 공개

 

광주시 남구 양림동 ‘갤러리S’ 전경.

요즘, 어둑한 시간에 광주천변을 지나다 보면 밤에도 환히 불을 밝힌 건물이 눈에 띈다. 양림파출소 옆,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입구에 자리한 반달 모양의 주황색 건물이다. 옆으로 길게 뻗은 건물엔 카페와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으며 옥상 위 넓은 루프탑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사로잡는 건 쇼윈도에 걸린 그림들이다.

신양파크호텔, 광주예술의 거리에서 화랑을 운영했던 갤러리S가 10주년을 맞아 양림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갤러리 카페 CAVE(까브)와 갤러리S로 이뤄진 이곳은 일제 강점기 방공호로 사용됐던 25M 길이의 동굴을 품고있는데다 양림산 화강암 암반이 고스란히 드러난 공간이 독특한 느낌을 전달, ‘동굴을 품은 갤러리’로 불린다.

갤러리S가 10주년 기념전이자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을 맞아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희원·이이남 작가 2인전(10월14일까지)을 기획해 눈길을 끈다.

별, 바람, 나무, 사람 등을 소재 삼아 두터운 질감과 시적 표현이 어우러진 서정적인 작업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있는 한희원 작가와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작품으로 세계 무대에 진출하고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굵직한 전시다. 두 사람을 초대한 이명자 관장은 “양림동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마당에, 마침 양림동에 거주하는 대표 작가들을 모실 수 있어 다행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두 작가는 전시공간이 있는 양림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예술가들이다. 양림동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한희원 작가는 2015년 오래된 가옥을 개조해 한희원미술관을 개관, 운영하고 있으며 ‘굿모닝 양림’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이남 작가 역시 지난해 양림동에 작업공간과 전시실, 카페 등을 아우르는 이이남 스튜디오를 오픈,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한 작가는 2019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1년간 안식년을 보낸 경험을 토대로 한 신작 20점을 선보인다. 작품 소재로 삼은 것은 기타와 바이올린,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길 위의 늙은 악사들의 외롭고 쓸쓸한 모습이나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이다. 특히 쇼윈도에 걸린 대형 작품 ‘검은 의자’는 검은색과 회색이 주조를 이룬 묵직한 작품으로 누군가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줬을 소파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한 작가 하면 떠오르는 두터운 마티에르와 화사한 색감의 정물화와 풍경화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카페 곳곳에 전시된 작품은 독특한 카페 구조와 어우러져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이이남 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이이남 작가는 유명한 고전을 디지털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흐의 ‘자화상’과 ‘별이 빛나는 밤에’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첨단기술과 유쾌한 상상력을 담아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올해 서울 사비나미술관에서 전시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광주에서는 첫 선을 보이는 ‘조춘도 이이남DNA’는 자신의 DNA 염기 서열을 알파벳으로 시각화한 영상작품으로 작가의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화면 속을 떠다니는 DNA들이 서서히 모여들어 중국 북송 시대의 화가 곽희의 명작 ‘조춘도’를 완성해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그밖에 인기높은 피규어 건담을 재해석한 ‘Structure 건담2’도 만날 수 있다.

 

광주시 양림동 ‘갤러리S’에서 열리는 한희원·이이남 초대전에서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S는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터라 늦게까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야간조명 아래 보여지는 작품은 또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이명자 관장은 이 곳을 장르의 경계가 없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릴 예정이다. 양림동의 초입에 있는 갤러리가 양림동 투어를 시작하는 출발점이자,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대표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광주천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루프탑에서는 다채로운 행사도 열 계획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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