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 대부분이 정보 소외계층
예전과 달라진 사용처 문의 빗발
5부제 모른 채 왔다가 헛걸음도
“컴퓨터를 못하니까, 몸이 아파도 어쩔 수 있나. 받으러 와야지~.”
정부의 국민지원금 오프라인(현장) 신청이 시작되면서 주민센터마다 신청자들로 북적였다. 특히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신청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렸고 예전과 달라진 사용처에 대한 문의도 빗발쳤다.
13일 광주시 북구 양산동 행정복지센터는 몰려든 지원금 신청자들로 센터 2층의 접수대기실(30석)이 오전 9시 전부터 가득 찼다.
센터측은 이날 노인 신청자들이 몰릴 것에 대비, 오전부터 임시로 현장에 부스까지 마련하고 담당자를 배치해 안내·신청을 받았다.
이날 주민센터를 찾은 신청자 대부분은 인터넷·온라인 이용이 쉽지 않은 노인·취약계층 등 정보 소외계층이었다.
신분증을 꼭 쥐고 다른 한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주민센터를 찾은 박모(80) 할머니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정부에서 돈을 준다고 해서 나왔다”면서 “카드를 줘서 받긴 했는데 어디다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청자가 몰릴 것에 대비해 첫주에는 요일제를 도입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이면 13일(월), 2·7이면 14일(화), 3·8이면 15일(수), 4·9면 16일(목), 5·0이면 17(금)일에 접수를 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 주민센터를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리는 주민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부 노인들은 “몸이 아픈데 또 언제 오냐”면서 “오늘 받아갈 수 없냐”고 역정을 내기도 했다.
양산동 주민센터에만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193명이 몰리면서 현장 접수 좌석은 오전 내내 빈 자리가 없었다.
지역상생카드를 받은 김모(85)할아버지는 “아들이 주민센터가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왔다”면서 “이거 받아서 추석 명절때 손주들 과자 사줄 것”이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또 핸드폰을 분실, 온라인 신청이 불가능한 젊은층이나 파산 등으로 신용카드나 은행통장을 사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도 현장 접수를 위해 센터를 찾았다.
지역상생카드 사용처를 읽어본 뒤 사용할 데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지원금을 거주하는 자치구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사용처도 전통시장·동네마트·미용실 등은 가능하지만 예전과 달리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대형 온라인몰·홈쇼핑·대형 배달앱 등도 예전과 달리 사용처에 제한을 뒀다. 이 때문에 20대 젊은층 사이에서는 “PC방에서밖에 쓸 데가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현장접수 첫 날인 이날 오후 4시까지 광주시 5개 구 95개 주민센터에 서류를 낸 신청자만 2만 1071명에 달했다. 자치구별로는 북구가 8838명이 넘었고 서구 4802명, 남구 6417명,광산구 621명, 동구 393명 등의 순이었다.
한편, 지난 11일까지 6일간 전국적으로 총 2886만 2000여명의 온라인 신청자에게 7조2155억원이 지급됐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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