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용암·응회암 등으로 형성…문화재청 문화재 지정 예고
보는 각도에 따라 엎어진 호리병 혹은 사람 얼굴을 연상시키는 고창의 독특한 바위 풍경이 명승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고창 병바위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고창 아산면 반암리 호암마을에 있는 병바위는 높이가 35m에 이르며, 주변에 커다란 소반바위·전좌바위가 있다. 중생대 백악기에 분출된 용암, 화산재로 만들어진 암석인 응회암이 풍화·침식 작용을 거치면서 형성된 지형이다.
수직 절벽인 단애, 층층이 쌓인 퇴적암, 바위 조각이 떨어져 나가면서 생성된 구멍을 볼 수 있다. 바위에는 백화등·담쟁이 같은 덩굴식물이 자생하고, 주변에는 소나무 군락이 존재한다.
호리병 바위를 뜻하는 ‘호암’(壺巖)으로도 일컬어지는 병바위에는 흥미로운 전설도 내려온다. 잔칫집에서 취한 신선이 쓰러지면서 소반을 걷어차자 소반에 있던 술병이 강가에 거꾸로 꽂혀 병바위가 됐다고 한다.
이 전설로 인해 주변 바위와 함께 ‘금반옥호’(金盤玉壺), ‘선인취와’(仙人醉臥)의 명당으로 꼽혀 왔다.
역사적으로는 여지도서, 대동지지, 호남읍지 등 옛 문헌에 ‘관아의 서쪽 20리 장연(長淵)가에 있다’, ‘병(壺) 모양으로 서 있어 호암(壺巖)이라고 불린다’는 기록이 있다. 1872년 제작된 ‘지방지도’는 바위를 병 모양으로 강조해 묘사하기도 했다.
전좌바위 옆면에는 작은 정자인 두암초당이 있다. 변계량 후손으로 하서 김인후 아래에서 수학한 변성온·변성진 형제와 후손들이 학문을 닦았다고 전한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창 병바위 일원의 명승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고창=김형조 기자 k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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