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순창공립옥천골미술관
김홍곤 조각가의 작품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건 ‘표정’이다. 브론즈로 조형해낸 얼굴은 세세한 표정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기에 살아 움직이는 듯한, 꿈틀거리는 육체의 강인함까지 더해지면 그의 조각상에서는 세상에 두발 딛고 살아가는,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우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조각가 김홍곤 초대전이 오는 30일까지 순창공립옥천골미술관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브론즈, 테라코다, 합성수지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작업한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운주사에 있는 수호신의 형상을 참조해 한국적인 형상에 접근하려 꾸준히 노력해온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농부와 노동자 등 일하는 사람들과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는 가족의 모습 등을 투박하고 묵직한 작품으로 풀어냈다.
망치를 치겨들고, 곡괭이질을 하는 이들을 포착한 ‘일하는 사람’ 시리즈에서는 강렬한 생활력을 느낄 수 있으며 고개를 숙인채 묵묵히 땅을 응시하는 ‘황무지’, 두 팔을 펼치고 고뇌에 잠긴 이의 모습을 담은 ‘허수아비’ 등에서는 삶의 애환도 읽힌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꼭 안는 ‘정담’, ‘포옹’, ‘수확’, ‘한가한 날’ 등의 작품에서는 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만날 수 있으며 동물이 함께 등장하는 ‘동행’ 시리즈에서는 함께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밖에 나무와 합성수지를 이용해 염소의 모습을 형상화한 ‘평화’는 해학적 느낌도 전해진다.
조선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한 김 작가는 지금까지 10차례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파리·서울 등에서 열린 다양한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 광주시 미술대전과 전남도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며 남도조각가협회, 백학조각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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