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째 행방 묘연, 2차 범죄 가능성 우려…경찰, 공개 수배 결정
부착 전과자 중 78%가 3년 내 재범…전자감독 시스템 보완 시급
장흥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50대 남성〈광주일보 8월 31일 6면〉은 도주 전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범죄 전력이 있는데다, 동종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다 경찰 수사와 추적을 피해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났다는 점에서 도주 과정에서의 2차 범죄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남성이 이미 청소년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출소한 뒤 재범 위험성을 우려해 전자장치를 부착했지만 결국 성범죄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성범죄 전력자의 재범을 막기 위한 전자감독제도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자발찌 끊고 달아난 그 놈, 법무부 공개수배=1일 법무부와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1일 오후 2시께 장흥군 장평면 일대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마창진(50)씨를 공개수배했다.
마씨는 지난 2011년 청소년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2016년 출소한 뒤 최근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마씨는 출소 이후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돼 법원의 명령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있었지만 훼손하고 달아났다. 특히 마씨는 도주 전 성폭행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전남경찰청은 지난 7월 30일 마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받아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 들어가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마씨는 이런 상황에서 지난 21일 달아난 뒤 여태껏 검거되지 않고 있다. 성범죄 전력에다, 다시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난 만큼 2차 범죄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경찰과 법무부도 이같은 점을 감안, 1일 공개수배로 방향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재범위험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채워진 전자발찌가 재범을 막는 역할을 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발찌 부착자 3년 내 재범 가능성 크다=성범죄를 저지른 전자장치 부착대상자가 3년 이내 재범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3월 ‘한국심리학회지:법’에 실린 ‘성범죄 전자감독대상자들에 대한 재범추적 연구’(경기대 일반대학원 이승원) 논문에 따르면 성범죄로 전자발찌를 찬 대상자 중 부착 기간 중 재범을 저지른 사람 122명을 분석한 결과, 77.9%인 95명이 3년 안에 재범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동종재범자는 34명이었고 88명은 폭행·상해·협박 등 다른 범죄를 저지른 이종(異種) 재범자였다.
지난해 발간된 ‘성범죄백서’에 나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성폭력범죄자의 재범기간 및 종류를 비교한 결과, 11만 3916건의 성범죄 사건 중 동종재범은 1만 5636건으로 전체 재범 사건의 13.7%, 이종재범은 9만 8280건으로 85.3%를 차지했다.
동종재범 사건 가운데 70.2%(1만 971건)는 3년 이내에 발생했다.
논문을 낸 경기대 범죄심리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승원씨는 “전자감독을 받던 대상자가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 대부분 3년 이내”라며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집단과 전자감독만으로 재범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 집단을 구분, 관리하는 것이 사회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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