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기각…검·경 신경전 지속될 듯
경찰이 세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검사에게 기각당하자 영장심의위원회까지 요청해 ‘영장 청구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받아낸 주식 사기사건 피의자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네 차례나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경찰 입장과 달리, 법원은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법원이 검찰측 손을 들어준 셈이 되면서 검·경 간 신경전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장흥지원은 가짜 주식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수십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검찰이 청구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고검 영장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해 애초 3차례 기각했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판단을 다르게 하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그러나 “다툼의 여지가 있고 피의자 방어권 보장 필요성도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불구속 수사 원칙에 반해 구속 수사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가짜 주식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28명을 검거한 전남청 사이버수사대 사건과 관련, 경찰이 신청한 3차례의 구속영장(사후영장 1차례, 사전영장 2차례)을 모두 기각한 바 있다.
경찰이 최초 28명 중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검찰은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들어 기각했다. 경찰이 관련 내용을 보강해 4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경찰은 A씨 한 명에 대해서만 영장을 재차 신청했고 이번에도 검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곧바로 영장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검찰은 “보완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기각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고검 영장심의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영장 청구 적정’이라는 의견을 내놓자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한편,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로 영장을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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