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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기자

매뉴얼서 관리까지 총체적 부실이 섬진강댐 수해 불렀다

by 광주일보 202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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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식조사 결과 발표
댐 준공 당시 계획방류량 유지
이상기후 반영 노력 전혀 없어
댐 운영관리·관련 제도
하천 정비·유지관리도 미흡
구례 주민 1000억대 배상 신청

 

지난해 8월 500mm 이상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제방이 붕괴,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수중도시가 된 구례읍. <광주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섬진강댐 하류 지역에서 발생한 수해는 ▲집중호우, 댐 운영관리 및 관련 제도 미흡 ▲댐·하천 연계 홍수관리 미비 ▲하천의 예방 투자 및 정비 부족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했다는 정부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해 8월에 발생한 댐하류(섬진강댐 하류 78개 지구, 용담댐·대청댐 하류 53개 지구, 합천댐·남강댐 하류 27개 지구 등 총 158개 지구) 수해원인에 대한 정부 후속조치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집중 호우로 섬진강댐 하류 78개 지구, 용담댐·대청댐 하류 53개 지구, 합천댐·남강댐 하류 27개 지구 등 총 158개 지구에서 총 3725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총체적인 부실…댐 운영부터 홍수 관리 미비=법·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댐 관리 규정과 지침·매뉴얼 등에서 댐 준공 당시 계획방류량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등 이상 기후에 따른 여건 변화를 반영해 정비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

특히 섬진강댐은 총저수량 대비 홍수조절 용량(6.5%)이 전국 평균(17.2%)의 약 40% 수준으로, 홍수 대응능력이 구조적으로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 방어계획은 국가하천이 100∼200년, 지방하천이 50∼100년 빈도 수준에 머물러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증가를 반영하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아울러 상류의 댐과 하류의 하천 간 홍수방어 목표에 차이가 있었고, 지류 하천 계획수립 및 정비율이 미흡해 홍수피해 저감을 위한 댐의 효율적 운영과 하천의 홍수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댐 운영 및 관리 측면에서는 지난해 홍수기 초기(6월 21일) 댐의 운영 수위가 예년에 비해 높게 유지됐고, 일부 댐의 경우 홍수기 제한 수위를 넘겨 운영됐다. 또 댐 관리자는 댐 방류정보를 규정에 제시된 기준 내에서 관계기관에 통보했으나, 하류 지역 주민에게 통보된 시간은 규정보다 늦었다.

하천 관리 측면에서 살펴보면 재정적·사회적·기술적 제약에 따라 하천기본계획에 따른 하천 정비가 지연되거나, 하천 유지관리가 미흡했다. 계획 홍수위 아래 설치된 교량·도로 등 취약시설 구간에서 월류 등으로 피해가 발생했고, 시설물 설치 및 정비 소홀 등으로 본류의 물이 농경지 등 저지대로 역류해 침수피해가 발생한 곳도 있었다.

댐 하류별 상황을 보면 용담댐은 장마 종료 전망, 하류 지역 민원 등으로 지난해 7월 30일 이후 홍수기 제한 수위를 초과 운영해 홍수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섬진강댐은 댐의 최대 방류 전에 하류 하천에서 이미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으나 구조적으로 홍수조절용량이 부족한 탓에 댐의 설계빈도를 초과한 홍수가 유입됐다.

◇구례 주민 1000억원 규모 환경분쟁 조정 신청=지난해 4월 환경분쟁조정법이 개정되면서 댐 등 수자원 시설로 인한 홍수 피해가 환경분쟁조정 대상으로 포함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피해 지역 주민들에 대한 피해구제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피해를 본 17개 시·군 중 합천군과 청주시, 구례군 주민들이 환경분쟁조정을 신청(약 1233억원)했고, 다른 지역에서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섬진강댐 하류 수해 피해를 입은 구례 주민들은 지난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하고 합당한 피해 배상을 촉구한 바 있다.

구례 주민 1800여명은 이날 손해사정 기관 산정 결과를 토대로 1000억원 규모의 환경 분쟁 조정 신청서를 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피해가 발생한 주요 하천들의 임시 복구는 홍수기 전 완료됐으며 하천 구조물 복구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개선사업까지 복구작업 범위에 포함돼 있다.

또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했던 구례 등 7개 지역에 대해서는 유역 단위로 하천정비, 배수펌프 설치, 토지 보상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지구단위종합복구사업’도 진행한다.

정부는 아울러 지난해 1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풍수해대응 혁신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이번 조사에서 제시된 사항들도 적극적으로 반영해 피해지역에 대한 항구 대책 및 세부 이행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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