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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스포츠의 탄생]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스포츠 문화사

by 광주일보 202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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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베링거 지음, 강영옥 옮김]

범그리스 제전에 참가한 선수들 모습, 기원전 530년경 암포라 장식화. 독일 뮌헨 국립 고대 미술박물관 소장.

도쿄 올림픽이 중반 가량 진행됐다. 비록 코로나로 이전 대회만큼은 못하지만 스포츠팬들에게는 뜨거운 관심사다. 연일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도쿄에서 건너오는 승전보는 폭염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사실 더 빠르고, 더 높이, 더 멀리를 지향하는 인간의 역사는 각본 없는 드라마 그 자체였다. 스포츠 역사는 인류 역사였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문화는 스포츠와 함께 발달해왔다.

인류 역사를 들여다보는 프리즘은 다양하다. 인물이나 사건 또는 자연이나 문화와 같은 틀로 분석할 수 있다. 스포츠를 중심으로 인류 역사를 조망할 수도 있다. 스포츠에 깃든 열망과 땀의 역사를 통해 과거와 오늘, 내일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사 전문가인 볼프랑 베링거의 책 ‘스포츠의 탄생’은 고대 올림피아 제전부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현대 올림픽까지를 아우른다.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스포츠와 그 이면을 살피고 있어 자못 흥미롭다.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공식적인 문서 외에 서신, 회고록, 일기, 신문기사와 같은 자료를 참조했다. 당대 스포츠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하나의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무엇보다 왜 몸을 움직이고자 했는지, 그 욕망의 서사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스포츠를 정의하려는 시도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역사학자 관점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가 다양한 형태의 스포츠를 탄생시켰다’고 볼 것이다. 최근 미국의 스포츠 사회학자 앨런 거트만은 스포츠는 즉흥적인 놀이가 아닌 체계적인 놀이, 즉 게임으로 봤다. 여기서 게임은 경쟁적이며 신체적인 시합이다.

저자는 먼저 고대 스포츠를 소개한다. 근대 올림픽 전신인 고대 올림피아 제전과 범그리스 제전을 중심으로 인류 최초 국제적 스포츠 행사에 담겼던 종교적 의식 등을 다룬다. 회합을 뜻하는 ‘아곤’은 신의 보호속에 열렸고 회합이 열린 기념으로 장이 섰다.

중세사회에서 스포츠는 어떻게 수용됐을까. 당시는 사람들이 여유를 누리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중세시대만의 독특한 스포츠는 마상 경기였다. 기사(騎士)라는 새로운 사회계급 탄생과 십자군 원정기 기사 제도 틀이 갖춰지면서 등장했다. 이후 마상 시합은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으로 퍼져나갔다.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스포츠와 관련된 개념이 발전한다. 경기 규칙이 새롭게 정비되고 신체 단련을 위한 이론서가 발행됐다. 아울러 이 시기에는 귀족계급을 위한 스포츠 교육 기관인 기사 아카데미가 유럽 곳곳에 설립됐으며 스포츠 의학, 과학, 교육이 발달했다.

인류 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했던 근대 초기부터 스포츠는 제도화, 전문화, 상업화된다. 특히 놀라운 변화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종목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같은 요인을 종교 제한의 해제, 도시화, 세계화 등을 꼽는다. 또한 “경기 규정을 문서화하고 규정에 대한 구속력을 요구하는 스포츠 경기의 형식주의화로 인해서 나타난 현상”으로도 연관 짓는다.

현대사회의 스포츠 의미를 추론할 수 있는 부분은 최고 선수의 인기와 소득, 프로 선수, 경기장, 정치인 참석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결국 이러한 것들은 “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귀결된다.
<까치·2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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