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행복한 동행-반려견 특이행동에 담긴 의미]
'브리더' 유수환 씨에게 듣는 반려견 행동 교정
입으로 무는 행동, 7~8개월 까지는 장난···성견 후엔 습관될 수 있어 주의 필요
보호자가 불안하면 반려견도 불안···배변 후 숨기는 행동 보일 땐 건강 체크해야
5년째 함께 지내고 있는 반려견 사랑이가 요즘 자주 보이는 행동이 있다. 땅을 파듯이, 가족들의 베개를 앞발로 마구 긁어대는 행동이다. 뒷다리와 엉덩이는 바닥에 고정시킨 채 앞발을 이용해 숨이 차도록 베개를 긁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귀여움이 세배로 솟는 듯 하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사랑이는 대체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걸까? 스트레스를 받았나? 혹시 문제행동인 건 아닐까?’ 귀여움 반, 걱정 반 생각해 빠질 때쯤 겨우 멈추고 그 자리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면서 말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다 보면 간혹 이해할 수 없는 특이 행동을 보일 때가 많다. 모든 행동이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잘못된 행동인지 자연스러운 행동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확실한 답변을 듣고 싶어 강아지 행동교정을 해준다는 브리더 유수환씨(31)를 찾았다.
“자신의 자리를 만드는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보시면 됩니다. 한참을 긁다가 철퍼덕 누워서 쉬는걸 볼 수 있을 거에요. 강아지 입장에서는 ‘내 자리를 만들었다’는 만족감이 생기는 순간이죠. 베개가 훼손된다거나 강아지 발에 상처가 생길 정도로 심하면 제어해줄 필요가 있지만, 사람의 시선으로 보고 혼내거나 하지는 마세요.”
‘브리더’는 견종표준을 기준으로 개체를 번식해 견종의 혈통을 유지하고 번식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유수환씨는 그 중에서도 특수견종을 전문 관리하고 케어하는 브리더로 활동한다. 직접 운영하는 강아지 놀이터 겸 호텔 ‘반려식탁’에서 반려견 행동교정도 하기 때문에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분리불안 등을 겪는 강아지들이 많이 찾는다.
유 대표는 강아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행동들이 갖는 의미를 알려줬다. 간혹 자신의 꼬리를 물기 위해 제자리를 빙빙 도는 행동을 하는 건 에너지가 많이 남아있다는 표시일 때가 많다. 산책시간을 평소보다 5~10분 정도 늘려주거나 집안에서 함께 놀아주는 등 운동량을 늘려서 에너지를 해소시켜 주면 좋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꼬리를 문다거나 발을 무는 행동은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게 좋다. 그대로 둘 경우 피가 날 정도로 심하게 물 수도 있기 때문에 터그 장난감이나 공놀이 등으로 흥미를 옮겨주도록 한다.
장난삼아 입질(입으로 무는 행동)을 하는 강아지에 대한 문의도 종종 생기는데 생후 7~8개월까지의 어린 강아지라면 장난으로 봐도 좋지만 성견이 된 후의 입질은 상대의 행동에 대해 싫다는 표현이라는 걸 알아채고 맞춰주는게 좋다. 다만 4~5년 이상의 강아지가 입질을 계속 한다면 습관일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교정을 해줄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대소변을 싼 후 이불로 덮어 숨기거나 야외에서 흙으로 덮으려는 행동을 보인다면 동물병원에서 건강 체크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몸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의미로, 강아지들은 아픈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대소변 냄새를 숨기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전한다.
보호자들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문제행동을 하는 강아지들도 많다. 보호자들의 착각으로 인한 행동도 마찬가지다.
“반려견이 짖거나 낑낑대면 그 순간을 피하기 위해 안아주는 보호자들이 많습니다. 강아지들은 스킨십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게 돼요. 안아준 다음 ‘그만 짖어’ ‘안돼’라고 말하면 알아들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강아지는 안아주는 행동을 칭찬으로 받아들여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또 분리불안이 심하다고 찾아오는 강아지들을 보면 대부분 보호자들에게서도 불안 증상을 볼 수 있어요. 일상 생활이 바쁘겠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어 반려견과 산책을 하거나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유 대표는 “강아지들에게도 다양한 성격이 존재하는데 성향을 파악하지 않고 하나의 교정 솔루션을 진행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며 “행동 교정에 정답이라는 건 없으며, 반려견 개별 성향과 자라는 환경에 따라 케어를 해주는게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신의 반려견은 문제가 없다면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도 잘잘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견주들도 많다”며 “요즘에는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집에서 교정이 가능한 방법들을 찾아볼 수 있으니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반려견과의 행복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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