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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기자(예향)

‘Jolly Brass Sound’ “금관악기 매력 더 많이 들려주고 싶어요”

by 광주일보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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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바이러스 퍼뜨리는 예술단체 
황금빛 소리에 빠진
실력파 연주자 5인의 앙상블
클래식부터 영화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장르 무대

금관 앙상블 ‘Jolly Brass Sound’ 멤버들. 왼쪽부터 하민중(트럼펫), 오창훈(트럼펫), 오은영(호른), 홍성혁(트롬본), 장현성(튜바).
 

“강하고 화려합니다. 그리고 웅장합니다. 그러면서도 섬세함도 내재되어 있지요. 이게 금관악기가 가지고 있는 매력입니다. 사운드 전체가 비교가 안될만큼 크고 화려하고 시원시원해요.”

수십명의 연주자들이 모여있는 오케스트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주자들의 움직임 속에서도 눈에 띄는 악기가 있으니, 황금빛 자태로 강렬한 소리를 들려주는 금관악기다. 무대 뒤에 앉아있어도 한눈에 찾을 수 있는 건 번쩍이는 외관 덕분이다. 겉모습만큼 화려하게 황금빛 소리를 낼 것 같은 금관악기를 연주하면 어떤 기분일까.

◇화려하고 웅장한 브라스 앙상블
화려한 금관악기로 구성돼 있는 앙상블 ‘Jolly Brass Sound’는 뛰어난 기량을 갖춘 연주자들로 팀을 꾸려 2017년 창단한 예술단체다. 광주를 기반으로 찾아가는 음악회와 초청 연주 등을 통해 평소 접하기 힘든 금관악기를 알려주며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클래식에 국한하지 않고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이들은 바로크·고전 시대의 정통 클래식부터 재즈, 팝,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며 금관 악기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음색과 웅장한 매력을 알리는게 자신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금관악기로 5중주를 하는 팀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5중주를 하더라도 그때그때 급조해서 팀을 꾸려 연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연주하는 레퍼토리가 한정될 수 밖에 없었지요. 금관5중주를 전문적으로 해보자 하는 마음에 팀을 결성하게 됐습니다. 클래식은 물론 재즈나 스윙 등 편곡을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로 음악을 들려주면서 금관악기의 매력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두 대의 트럼펫과 호른, 트롬본, 튜바로 구성된 브라스 퀸텟(금관 5중주) Jolly Brass Sound는 트럼피터(trumpeter) 오창훈(37)·하민중(35), 호르니스트(hornist) 오은영(36), 튜비스트(tubist) 장현성(33), 트롬보니스트(trombonist) 홍성혁(30)까지 다섯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금관 5중주는 5명이 오케스트라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튜바가 베이스 역할을 하고 트럼펫 2명이 멜로디를 주고 받으면 호른과 트롬본이 화음을 쌓아주는 거죠. 5대의 타악기가 한꺼번에 소리를 내면 웅장하면서 멋있는 음악이 완성되는 거에요. 이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뭔가 비어있는 느낌이 나고 아쉽죠.”

창단멤버이자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장현성씨가 저음이 매력인 튜자 연주자답게 차분한 목소리로 팀을 소개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팀은 아니지만 멤버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독일 쾰른 국립음대 대학원 석사 졸업한 오창훈은 교내 학생국제콩쿠르에서 트럼펫 부문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하민중은 전남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국립음대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 석사를 졸업한 수재로 베를린 국립음대 오케스트라와 협연 경력도 갖고 있다.

오은영은 광주대 음악학부와 목포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국내파 실력자로 광주·전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다. 현재 광주혼사운드 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홍성역은 전남대 예술대학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2012 통영국제음악재단 앙상블 아카데미를 수료했다. 현재 JB트롬본 앙상블 단원으로도 활동중이다.

장현성은 전남대 음악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술전문사를 졸업했다. KBS교향악단, 광주시립교향악단, 목포시립교향악단 객원단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대학원 음악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금관악기의 앙상블은 화려하고 웅장한 소리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함께하는 음악·나눠주는 음악
‘Jolly Brass Sound’가 추구하는 음악은 대중과 함께하는 음악이다. 우리끼리만의 음악이 아닌, 함께인 음악을 하고 싶다고 전한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꾸준히 ‘찾아가는 음악회’를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을 다닐 때 지금은 돌아가신 교수님이 해주셨던 말씀을 지금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너희가 엄청난 연주자가 되려면 여기에 있으면 안된다. 이렇게 좋은 문화와 예술을 주위의 사람들에게 알리는게 너희들의 임무다’. 그 말씀이 너무 와 닿았어요. 사실 진짜 좋은 연주를 듣고 싶으면 동영상을 찾아보거나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때 찾아가서 들으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음악을 알리는’건 저희같은 지역에 있는 예술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음악을 듣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공연이 취소되고 축소됐던 지난해도 Jolly Brass Sound는 30여 차례 크고 작은 무대에서 연주를 했다. 중·고등학교로 찾아가는 음악회가 대부분이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150~200회까지 공연을 다니기도 했으며, 특히 2019년에는 하루에만 3~4곳을 다닐 정도로 많은 곳을 찾아다녔다. 수익이 되는 건 아니지만 열심히 찾아다니며 연주를 하는 건 일종의 사명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저희를 초대하는 곳은 되도록 찾아가려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저희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고, 선생님이 관심이 있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유명한 연주자들의 공연은 유튜브만 찾아봐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들이 학교로 열심히 찾아다니는 건 보다 ‘이런 악기에서 이런 소리가 나는구나’하는 걸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전달해 주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눈앞에서의 공연은 집중도가 높을 수 밖에 없어요. 실제로 연주를 듣다가 궁금한게 생기면 바로 질문을 할 수도 있는 게 좋은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 소외계층에 음악을 알리기 위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 덕분인지 Jolly Brass Sound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청년문화예술인 활동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지원하는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공모사업에 2018년부터 3년 연속 선정되는 성과도 있었다. 

신안과 완도 섬 지역까지 찾아가서 공연하는게 힘들었지만 쉽지 않은 기회다 보니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전남대병원 초청 환우와 직원들을 위한 음악회, 무등산 편백나무 숲 음악회, 대인예술야시장 초청 연주, 광주 프린지페스티벌 공연, 나주 빛가람 호수공원 버스킹 연주 등 야외무대는 대중들의 자연스러운 호응을 얻을 수 있어 좋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금관악기 연주를 들려주고 클래식이 어렵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클래식은 어렵다기 보다 공연 관람을 자주 하지 않아서 낯선 거 라고 생각합니다. 찾아가는 음악회는 물론, 객석과 무대를 구분하지 않고 객석에서부터 연주를 시작해서 토크쇼처럼 관객과 함께 무대를 꾸밀 수 있는 그런 공연을 하는 게 저희들의 바람입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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