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자책골·퇴장 ‘행운’ 한국축구대표팀, 4-0 대승

상대 자책골로 선취점·퇴장으로 수적 우위
엄원상 ‘행운의 골’ 12분 뛴 이강인 멀티골
한국 골득실차에서 앞서면서 B조 1위 도약

25일 루마니아전을 4-0 승리로 장식한 뒤 기뻐하는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 <국제올림픽위원회>

 

‘김학범호’가 1차전과 다른 몸놀림으로 루마니아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뒀다. 광주FC의 엄원상은 ‘행운의 골’을 기록했다.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5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시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마니아와의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4-0 승리를 거뒀다.

상대의 자책골과 퇴장 등 ‘행운의 여신’이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1-0으로 앞선 후반 14분에는 이동경의 슈팅이 엄원상을 맞고 굴절되면서 골이 됐다. 후반 황의조와 교체 투입된 이강인은 12분 동안 페널티킥 포함 멀티골을 장식했다.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답답한 경기를 펼쳤던 한국은 루마니아를 맞아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이강인을 벤치에서 출발하게 한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보르도)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좌우 날개에 엄원상(광주)과 이동준(울산)을 배치한 4-2-3-1 전술을 내세웠다.

이동경(울산)이 공격형 미드필더, 정승원(대구)과 원두재(울산)가 더블 볼란테를 맡았고 설영우(울산), 정태욱(대구), 박지수(김천), 강윤성(제주)이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자리에는 이번에도 송범근(전북)이 출격했다.

앞선 네덜란드전에서 좋은 슈팅이 연달아 막히면서 땅을 쳤던 황의조가 이번에도 골키퍼를 넘지 못하는 등 한국 공격이 뜻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 27분 행운이 따랐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동준이 황의조를 향해 날린 클로스가 루마니아 수비수 마리우스 마린의 발에 맞았다. 공은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루마니아 골대를 파고들었다.

자책골로 대회 첫 득점을 만든 한국은 바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

전반 32분 상대 공격수를 피해 원두재가 골키퍼 송범근에게 백패스를 했고, 송범근이 공을 손으로 잡는 실수를 범했다. 이와 함께 주심의 간접 프리킥 선언이 나왔다.

다행히 안드레이 치오바누가 찬 공이 골키퍼 송범근의 오른손에 막히면서 한국이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전반 종료를 앞두고 이온 게오르게가 이날 경기 두 번째 경고 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한국은 수적 우위를 점한 채 후반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1-0의 아슬한 리드가 이어지던 후반 14분. 엄원상이 예상치 못한 골 주인공이 됐다.

페널티박스 바로 앞 우측에서 이동경이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공을 저지하려던 상대 수비수에 이어 중앙에서 대기하던 엄원상을 맞으면서 굴절, 루마니아 골대 왼쪽을 파고들었다.

처음에는 이동경의 골로 기록됐지만, 이후 득점자가 엄원상으로 바뀌었다.

후반 33분 김학범 감독이 황의조를 대신해 이강인을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그리고 후반 39분 이강인이 페널티킥 키거로 나서 올림픽 첫 골을 신고했다.

설영우가 페널티지역을 파고들다 상대의 반칙에 넘어줬고, 이어진 페널티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가볍게 왼발로 골대 왼쪽 구석을 뚫었다.

이강인은 후반 45분에는 강윤성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논스톱 슈팅을 날리며 멀티골을 장식했다.

앞서 열린 온두라스와 뉴질랜드 경기에서 온두라스가 3-2 역전승을 거두면서 한국이 B조 1위로 올라섰다.

4팀이 모두 1승씩 거두면서 동률을 이뤘지만, 한국이 2차전에서 4골을 몰아넣으면서 골득실에서 +3을 기록해 1위가 됐다.

온두라스(골득실 0)와 뉴질랜드(골득실 0)가 공동 2위, 루마니아(골득실-3)가 4위다.

기분 좋은 대승을 완성한 한국은 28일 오후 5시 30분 온두라스와 B조 최종전을 치른다. 조 2위까지 8강 티켓이 주어진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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