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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기자(그라운드 톡톡)

‘코로나 불똥’ 튄 김경문호 올림픽 순항할까

by 광주일보 2021.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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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분위기 속 훈련 시작 …우려·논란 여전
‘사퇴’ 한현희 대신 ‘원정도박 전력’ 오승환 발탁
‘병역 혜택’ 선수 구성에 잡음 반복 ‘싸늘한 팬들’

 

‘두산·NC발 코로나 사태’가 한국야구 전반을 흔들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을 진행했다. 소집 날짜가 앞당겨졌고, 당초 발표했던 24명의 명단과 다른 선수단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올림픽 대장정을 시작했다.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을 부른 ‘코로나 사태’가 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원정 호텔에서 여성 2명과 사적 모임을 한 NC 4인방 중 한 명인 박민우가 지난 14일 논란이 커지자 국가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NC에 이어 한화 선수 3명과 키움 선수 2명도 호텔 사적 모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논란이 된 이는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있던 키움 투수 한현희다. 한현희는 수원 숙소를 이탈하면서까지 서울로 이동해 문제의 여성과 술자리를 가졌고, 역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두 선수는 ‘대표 후보’ 자격으로 많은 국민이 줄 서서 기다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손쉽게 했지만, 술판을 통해 백신의 효과만 확인시켜줬다. 박민우는 문제의 술자리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대표팀 훈련은 시작됐지만 우려와 논란의 시선은 여전하다.

박민우와 한현희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선택 받았지만 프로답지 못한 행동으로 KBO리그는 물론, 대표팀에도 민폐를 끼쳤다.

이들은 ‘사퇴’라는 그럴듯한 말로 책임을 다한 것처럼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대표 선수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KBO 역대 스캔들로 기록될 사건의 중심에 선 만큼 이들에게는 사퇴가 아니라 박탈이 어울린다.

대체 선수 선발을 놓고 오락가락한 기준도 논란이다.

‘미래’를 언급하며 내야수 박민우와 다른 포지션의 롯데 신인 좌완 김진욱을 선택한 김경문 감독은 한현희의 대체선수로는 ‘경험’을 잣대로 불혹의 오승환을 불렀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부도덕한 일탈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벌금형과 KBO 징계까지 받은 오승환에게 역할을 맡긴 것은 아쉽다. 실력은 ‘끝판왕’이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서는 자리이고, 야구판의 부도덕함에 지친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선택이다.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의 감동은 끝났다.

멋진 플레이로 9연승 행진을 하며 한국 남자 구기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역사를 만들었지만 이후 야구 대표팀은 ‘논란의 팀’이 되면서 눈총을 사곤 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의미보다는 ‘병역 혜택’이 야구대표팀의 최우선 목표·가치가 됐다. 자연히 대표팀 구성을 놓고 매번 잡음이 나왔다. 선수들도 ‘병역 혜택’을 노골적으로 이야기한다.

팀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야구팬들은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 자체도 악재다. 최악의 코로나19 상황에 불참을 선언한 팀들이 나왔고, 변수가 많아서 정상적으로 야구 일정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성적으로 야구판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더는 스포츠팬들이 마구잡이식 승리에 감동을 받지 않는다. 과정도 중요시하고, 아름다운 2등도 기억한다.

악재 속에 출항한 ‘김경문호’의 선수들이 태극마크의 무게와 한국야구 미래를 생각하면서 팬들의 신뢰를 다시 쌓는 초석을 다져야 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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