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건·사고
상황 모면에만 급급한 구단·KBO도 ‘공범’
마침내 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양의지)가 입을 열었다. 선수협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 사태’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은 “날로 심각해지는 코로나 국면으로 국민의 고통과 피로감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일부 선수의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며,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을 대표해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에 모범을 보이고 국민과 팬들에게 위로를 드려야 할 책임이 있는 프로스포츠 선수가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심려를 끼쳐드리고 실망을 드린 점 너무나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선수단 내부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대한 더욱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고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수협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 선수단에 방역당국의 방역수칙에 대해 다시 한번 당부하고 이를 꼭 지켜줄 것을 지속적으로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수협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지만 야구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선수단의 근본적인 인식 개선 없이는 프로야구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매년 KBO는 선수들의 일탈로 홍역을 앓았다.
코로나19 논란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무관중으로 리그가 진행되던 지난해 7월에도 두산 선수 2명이 유흥업소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두산은 해당 선수에게 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지만 선수단의 인식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번에도 두산 프런트와 선수 확진자가 나왔고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NC 원정 숙소에서는 지인 합석 술판까지 벌어지면서 결국 리그 중단사태까지 맞았다.
KBO리그에서 마련한 코로나19 매뉴얼을 완벽하게 지킨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선수에게 이번 사태는 ‘재수 없는’ 케이스일 지도 모른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상황에 안일함이 더해져 공공연한 ‘그들만의 문화’가 수면 위로 노출됐다.
리그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방역수칙 위반으로 고발되는 상황까지 전개되자 뒤늦게 각 구단과 선수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모양새다.
“야구만 잘하면 된다”라는 암묵적 룰과 함께 ‘전통 아닌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리그는 자꾸 팬들을 실망 시키고 있다.
선수, 구단, KBO 모두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KBO리그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팬들의 눈높이와 달리 리그 수준은 낮아졌다. 단순한 성적만으로 박수받고 팬들의 발길을 잡는 시대는 끝났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구단과 KBO도 판을 망친 공범이다.
문제의 싹을 자르는 대신 상황 모면에만 골몰하면서 매년 사건·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성적’에 초점을 맞추면서 내부의 공정성·형평성도 무시되고 있다.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른 건 결국 구단과 KBO다.
이번 사태는 공멸로 가는 벼랑 끝일 수도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서 신뢰와 존경을 받는 리그로 새 출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어떤 길을 갈 것인지는 KBO의 선택에 달렸다.
KBO는 16일 오전 10시 30분 방역 지침 위반 관련 상벌위원회를 연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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