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첫 주말 유흥가 가보니
구시청·상무지구 12시 영업 제한 전 술집 빈자리 없어
테이블간 거리 가깝고 의자에 앉자마자 ‘노 마스크’
코로나 장기화로 20대 무신경·무감각 인식 팽배
광주경찰, 유흥가 주변 행정명령 위반업소 2건 적발
18일 새벽 0시께 광주시 동구 구시청 일대와 서구 상무지구 술집 인근, 영업 종료시간이 되자 젊은이 수백명이 일시에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전국적으로 연일 1000명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광주에도 닷새째 두자리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것과는 전혀 상관 없는 분위기 였다.
확산세의 조짐을 조기에 잡기위해 광주시가 지난 15일 광주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 것이 무색했다.
영업 종료 1시간 전인 17일 밤 11시께, 광주시 동구 구시청 일대의 술집에는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술집 안에는 8~9명씩 다닥다닥 붙어 앉아 술을 마시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영업 시간이 1시간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주점과 바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줄은 줄어 들지 않았고, 외국인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물·음료와 음식을 취식할때만 마스크를 내려야 하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다. 술집 안에 있는 있는 사람들은 입장할 때만 마스크를 쓰고, 업소에 앉자마자 마스크를 벗어던지는 모습은 여전했다. 술집 내부에서는 음악 소리와 함께 술에 취해 목소리가 커진 20·30대로 시끌벅적했다.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이 대부분 회복된 분위기였다.
영업제한 시간인 밤 12시가 되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들은 마스크를 내린 ‘턱스크’를 한채로 삼삼오오 모여 흡연하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동구 구시청 중심가인 회전 로터리 한가운데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젊은이들이 ‘버스킹’(거리공연)을 하고, 거리로 나온 젊은이들은 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로터리 주변이 뿌옇게 변할 정도였다. 서로 일면식이 없는 낯선 이들끼리도 턱스크를 한채 서슴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집에 돌아가기 아쉬운 젊은이들은 한동안 거리를 서성이며, 서로 아슬아슬한 즉석 만남을 이어갔고 새벽 0시40분이 넘어서야 하나둘 자리를 떴다. 그들이 떠난 자리와 거리에는 셀 수도 없는 담배꽁초가 수북하고 이들이 뱉은 가래가 도로를 뒤덮었다. 이 시각 환자를 이송해야 할 구급차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취해 쓰러진 젊은이들을 구조(?)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구시청을 찾은 김모(26)씨는 “코로나가 확산세라고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걸리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우리 지역보다는 수도권이 문제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 일대도 20~30대로 붐비긴 마찬가지였다. 상무지구 일대 주점들도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광주시 서구 치평동 한 헌팅포차의 경우 이날까지 8인 이하 사적 모임이 가능한 탓에 주점들 내에는 테이블을 이어 붙여 술을 마시는 단체 손님들이 상당수였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버틸 때까지 버티다 영업 종료를 알리는 종업원의 외침에 계산을 하려는 손님 열댓명이 주점 내 카운터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술집에서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로 상무지구 중심가는 북적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고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서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다중이용시설 집단감염이 어느 때보다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민간전문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최진수 전남대 의대 명예교수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신경·무감각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나 나는 한 걸린다라는 생각하지 말고 젊은 층에서도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인내해야 할 시기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부임한 김준철 광주경찰청장은 18일 새벽12시부터 새벽 2시까지 서구 치평동 소재 유흥시설 밀집지역을 찾아 유흥가 주변 행정명령 준수 실태 점검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유흥주점 등 185개소를 점검, 방역수칙을 위반한 업소 2건(2명)을 적발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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