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에 물고기 대신 담배만 가득했다

목포해경, 밀수 일당 검거
25억 상당 56만 3000갑 발견
서해상 담배 밀수 끊이지 않아

목포해경이 담배를 밀수하려다 적발된 A호의 어창에서 꺼낸 담배박스를 확인하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

물고기를 잡아야 할 어선에는 담배 만이 가득했다. 

어선에 물고기 대신 담배를 한 가득 싣고 밀수 행각을 벌이던 일당이 해경에 덜미가 잡혔다. 이 배 창고에서는 시가 25억 원 상당의 담배 5만 6000여 보루가 발견됐다.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은 지난 18일 낮 12시 50분께 신안군 가거도 서쪽 193㎞ 인근 해상에서 목포 방향으로 항해 중이던 A호(39ｔ급·인천선적)를 멈춰 세웠다.

해경은 어획물운반선인 A호가 중국와 우리나라의 중간에 위치한 공해상에서 머물다 돌아오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검문을 실시했다.

해경은 A호에 올라 선체를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고 물고기를 보관하는 어창을 가득 채운 담배 박스를 발견했다.

국산담배 1종류와 외국산 담배 1종류 등 무려 56만 3000갑에 달하는 담배 1063박스가 발견됐다. 해경은 곧바로 A호를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압송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 새벽 3시께 충남 보령 대천항에서 출항한 A호는 이튿날인 18일 새벽 6시께 공해상인 신안군 가거도 서쪽 213㎞ 인근 해상에서 선명 미상의 중국 선박으로부터 담배를 옮겨 실은 것으로 드러났다.

담배를 옮겨 담는 데는 크레인이 이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밀수한 담배는 관세청 기준 한 갑당 900원 꼴로 시가 25억 5000만원에 달한다”며 “이들이 밀수한 담배가 진품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담배인삼공사에 질의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해경은 선장 B씨와 선원 등 6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 위반(밀수출입죄) 혐의로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어선을 이용한 서해상에서의 담배 밀수는 끊이지 않고 있다.

목포해경은 지난 1월 신안군 재원도 서쪽 5㎞ 인근 해상에서 중국산 담배 170박스(시가 21억원)를 어선에 싣고 밀수하려던 일당을 해상에서 검거했다. 당시에는 바다에 담배를 던져놓고 수거해 가는 일명 ‘던지기 수법’이 사용됐다. 군산에서는 지난 4월 어청도 남서쪽 공해상에서 중국산 담배 293박스(시가 4억원)를 몰래 들여오려던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밀수입된 담배는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에게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을 못 이겨 담배밀수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담배 밀수가 성행하고 있어 관세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해상 경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라며 “법질서 및 시장경제 교란 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목포=박영길 기자 ky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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