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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을기자

매년 산재 사망·부상에도 안전대책 대신 ‘땜질 처방’

by 광주일보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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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동 건물 붕괴 참사’ 드러나는 안전불감증
현대산업개발 5년간 11명 사망·6년간 244명 부상 등 산재사고 연이어
백솔건설 직접 고용 3명 ‘미니 회사’…‘서류 따로, 공사 따로’ 안전 소홀
공사 비용 줄이기에만 관심…동구청은 사고 당일까지 현장 점검 없어
“친구야 하늘에선 편히 쉬렴” 눈물의 배웅

 

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철거건물 붕괴참사로 희생된 고등학생의 발인식이 열리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건물 붕괴사고’에 대한 국회 조사 과정에서 건설업계의 고질적 안전불감증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당 재개발구역 내 일반건축물 철거를 맡았던 현대산업개발 사업장에서는 최근 5년 간 11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고, 건물 철거 공사를 재하도급받아 시행한 ㈜백솔건설에 직접 고용된 인원(고용보험 가입자 수)은 사장을 포함해 3명이 전부인 사실상 ‘미니 회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는 국토교통위원회를 중심으로 조만간 전체회의를 열고 사고 관련 기업·건설 관계자들을 불러 사고 원인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 최근 6년 동안 사고재해자만 244명=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이 14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 관련 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의 산업재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부터 올 3월까지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24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8명(2016년) ▲14명(2017년) ▲78명(2018년) ▲86명(2019년) ▲40명(2020년) ▲18명(2021년 3월) 등으로, 2019년까지는 급증세를 보이다가 다소 줄긴 했지만 끊이질 않는 모양새다. 강 의원은 “사업장 안전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잇따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땜질식’ 대책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사업장 내 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발생했다. 현대산업개발 사업장에서는 2016년 1명이 사고로 숨진 데 이어 4명(2017년)→2명(2018년)→4명(2019년) 등으로 산재 사망자가 잇따랐다.

◇직원 3명 뿐인 회사에게 맡긴 안전=강은미 의원은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사고 당일 철거를 맡았던 백솔건설은 3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공받은 사업장별 고용보험 가입자수를 확인한 결과, 백솔건설에 직접 고용된 인원은 지난 5월 기준 3명으로 지난해 5명에서 2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굴착기 기사인 사장 1명을 포함, 3명 뿐인 ‘미니’ 회사가 일이 생길 때마다 일용직을 활용해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안전설비·교육에 투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안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소홀하다보니 감독 당국에 제출할 형식을 갖춰야하는 ‘서류 따로’, ‘공사 따로’라는 말이 나올만하다.

◇안전보다 비용 중시=강은미 의원이 공개한 ‘붕괴사고’ 관련 철거계획서는 안전보다 공사 비용을 줄이는데 관심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이런 계획조차도 무시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는 게 강 의원 지적이다.

철거업체가 제시한 철거방식은 ‘성토 압쇄공법’으로, 비용이 가장 저렴하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철거하려는 건축물 옆에 흙더미를 건물 높이만큼 쌓고 굴착기를 그 곳에 올려 고층부터 철거하는 방식으로 6층(건물 높이 18m) 이하 건물 철거 때 주로 사용된다. 수직으로 건물을 뜯어내 속도가 빠른 반면, 붕괴 위험이 있는 만큼 구조물에 쇠줄을 걸어 건물 안 쪽으로 넘어지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없었다는 게 강 의원 설명이다. 여기에다 계획서에 명시한 대로 고층부터 철거하지 않고 3층부터 철거하는 등 계획서 따로, 공사 따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일용직 노동자를 그때그때 쓰다보니 작업 전 안전교육도 충실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경찰과 강 의원 지적이다.

◇감독 당국, 소홀한 현장 점검=동구청의 소극적인 건설현장 안전 점검도 확인됐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활용, 동구는 철거허가 신청서를 접수받은 지난달 14일 이후 사고 발생일까지 현장점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건축물관리법상 지자체 등은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철거 현장에 대한 현장 점검을 할 수 있다. 또 건축사사무소나 건설기술용역사업자, 안전진단 전문기관 등 별도의 기관에 대행을 맡길 수 있다.

동구는 그러나 안전 우려 민원을 받고도 공문을 보낸 것 외에 현장점검이나 대행 기관을 통한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게 최 의원 지적이다. 참사 2개월 전에는 “철거 현장 바로 옆이 행인과 차가 다니는 도로여서 굉장히 불안하다”는 민원도 제기됐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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