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문화 공동 프로젝트 추진 주장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삼성가 예술품’을 광주와 대구에 ‘달빛미술관’을 지어 영호남 지역이 함께 관리·전시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회 공헌 차원에서 기부되는 만큼, 광주·대구의 ‘상생 정신’에 맞게 활용하자는 방안이다.
특히 현재 각 지자체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 자칫 삼성가 예술품이 수도권에 수용될 가능성도 커지면서 과도한 지역간 경쟁보다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함께 공유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광주·대구지역 정치권과 지자체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병훈(광주 동남을) 국회의원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별세 후 국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활용방안과 관련 “광주와 대구가 연대해 각 지역에 ‘달빛미술관’을 건립하고 서로 교류하면서 남부지역의 예술문화를 견인하는 공동의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고 9일 주장했다.
광주와 대구는 ‘달빛동맹’을 맺은 도시로서 이미 문화, 사회 등 많은 분야에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대구 환자를 광주로 수송하여 치료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국가 광역철도망과 관련하여 광주와 대구를 동서로 연결하는 ‘달빛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교류를 토대로 광주와 대구 양쪽에 각각 ‘달빛 미술관’을 건립하고 삼성가의 예술품을 분리 수용하여 자유롭게 전시하고, 필요에 따라 교환 전시회를 갖는 등 신개념 예술프로젝트를 추진하자는 취지다.
이 의원은 “그동안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분야의 정책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이로 인한 지역의 소외와 공동화 현상은 지역 소외를 넘어서 지역 소멸의 현상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며 “최소한 문화 영역에 있어서라도 수도권 편중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규모미술관들이 지역에 배치되어 지역경제를 살리고 수많은 관광객을 흡인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스페인의 ‘빌바오미술관’이 대표적이며, 영국 리버풀의 테이트미술관, 게이츠헤드의 발틱현대미술관, 일본의 가나자와 21세기미술관 등 수많은 미술관이 지역에 건립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에 있어서 예술이 가진 창조적 힘은 물리적 자원을 집중한 기계적 힘보다 훨씬 큰 혁신의 에너지로 작동된다”고 주장하고 “삼성가의 기증을 통해 모처럼 얻은 문화적 기회가 지역균형발전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 후 삼성가가 정부에 기증한 작품들은 용인의 대규모 창고에 보관됐던 예술작품들로 이번에 국가에 귀속된 작품은 2만3000여점이다. 이 중 정선의 인왕제색도,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등의 작품을 포함한 2만1600여점의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등 근현대의 명작 14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일차적으로 인계받았다. 다른 작품들은 리움미술관으로 인계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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