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 털어내고 야당 압박
“감사원 조사는 빠져나가기 꼼수”
탈당 권유 일부 의원 반발 여진
부동산 불법 의혹이 제기된 12명 전원에게 탈당을 권유한 더불어민주당은 9일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강도 높은 압박을 가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권익위원회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여부 전수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송영길 대표는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당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을 권유한 것과 관련, “마음이 아픈 일이 많지만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단”이라며 “내로남불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권익위가 수사기관에 이첩한 결과에 여러 가지 부실한 점도 있었다”면서 “탈당 권유는 12명 의원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내린 징계 결정이 아니다. 집권당의 외피를 벗고 국민과 동일한 입장에서 수사기관에 가서 자진해서 소명 자료를 제출해서 의혹을 해명하고 돌아와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국민의힘이 전날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힌 것을 거론, “사실상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감사원법상 불가능한 것을 말하지 말고, 권익위에 요청하라”고 밝혔다.특히 “국민의힘은 국민권익위원회 전현희 위원장이 민주당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감사원에 조사를 맡기겠다고 했지만 감사원법 제24조 3항에 따르면 입법부나 사법부 공무원은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이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다는 것은 사실상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의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님들께서 지난번 세종시 특별공급 논란과 관련해서 관세평가원 직원들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요청하시기도 했다”며 “국민이나 저희 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님들도 전수조사를 받으십시오’ 이렇게 요청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덧붙였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중적이고 뻔뻔한 태도다. 야당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믿음직해서 얘기한 것이라면, 차라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조사받겠다고 하라”며 “권익위 조사에 응하는 것이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의힘은 차라리 윤석열 검찰 라인에 수사를 의뢰하라. 국민의힘 구세주인 윤석열 빽에 기대라”고 비꼬았다.김영배 최고위원은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를 엄단할 특별법 제정을 제안한다. 내부정보 활용 부패수익은 징벌적으로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 반발도 상당했다. 12명에 포함된 김회재(여수을) 의원은 국회 당대표실을 항의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권유 철회를 정식 요청했다”며 “불법이 있었다면 제가 극단적 결정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미향 의원의 배우자 김모씨는 페이스북에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인격살해가 진행되고 있다”며 “영웅 김복동 할머니의 희망을 부여잡고, 바위처럼 끈질기게 지도부와 언론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썼다.
지도부 관계자는 “대표가 애초 농지법 위반 등 경미한 사안은 수사결과를 보고 대응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기는 했다”면서도 “의지를 보이자는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들었고, 대표가 결정권을 위임받아 고심 끝에 결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이것은 징계가 아니다. 당의 정무적 조치이고, 여러 가지로 가슴이 아프다”며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의원들과 대화하고 설득해 나가겠다는 것이 당 대표와 지도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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