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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준기자

롯데몰 여수점 가보니…대형마트 틀 깼다 “돈 쓸 곳 생겼다”

by 광주일보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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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바다 펼쳐지는 카페
어린이·리빙 특화공간
미디어아트 만나는 포켓라운지
20~30대 거주층 맞춤 ‘주효’
순천·광양 고객까지 끌어들여

여수 국동항 인근에 영업면적 1만5000㎡ 3층 규모로 문을 연 ‘롯데몰 여수점’은 전남 동부권 소비유출을 막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롯데쇼핑 제공>
 

인구 28만 도시 여수는 지역내총생산(2018년 기준) 26조원에 달하는 전남 최대 경제도시다.

여수를 주축으로 하는 광양·순천 등 동부권 5가구 중 2가구(42.3%) 이상은 월 평균 가계지출이 200만원이 넘는다.

국가산단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등을 기반으로 풍부한 구매력을 가진 동부권 지역민 사이에서는 정작 ‘돈 쓸 곳이 없다’는 푸념이 들린다. 대형마트 외에는 변변한 쇼핑 시설이 없기 때문으로, 전남 동부권 소비는 광주나 부산 등으로 유출돼왔다.

이달 5일 개점 한 달을 맞는 롯데몰 여수점은 동부권 소비 유출을 막을 ‘상권 특화형 쇼핑몰’을 내걸었다.

롯데몰 여수점은 지난 연말부터 5개월에 걸쳐 롯데마트 여수점을 새단장해 마련한 복합 쇼핑공간이다.

이곳은 경도를 배로 10분마다 오갈 수 있는 여수 국동항이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다. 순천과 광양에서도 차로 각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지난 28일 롯데몰 여수점을 찾았다. 영업면적 1만5000㎡ 지상 3층 규모로 문을 연 이곳은 기존 대형마트 구조를 과감히 탈피했다.

바다를 마주보고 서적과 베이커리,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 ‘노아스로스팅’은 롯데몰 대표 명소로 자리잡았다.
 

실내 주차장을 통해 처음 마주한 공간은 3층 카페 ‘노아스로스팅’이었다.

통유리 창문에 펼쳐지는 여수 앞바다 풍경과 교보문고가 엄선한 다양한 서적을 함께 즐길 수 있어 개점 3주 만에 8000명의 손님을 모았다.

카페에는 연인 고객도 많았지만 가족 단위 손님도 줄을 이었다. 같은 층에 있는 어린이 특화공간 ‘동심마루’에서 자녀가 놀고 있을 동안 커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파빌리온’ 구조를 빌려 어린이들이 마음껏 신간 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난 아동 브랜드 6곳을 입점시켜 아동 서적과 교구, 용품을 한 자리에 모아놓았다.

어린이 자녀를 둔 젊은 부부 가구가 많은 여수 특성을 감안한 롯데몰의 전략은 적중했다. 롯데 자체 브랜드 ‘토이저러스’를 포함한 완구 매출은 목표 대비 두 배 초과 달성했다.

리빙 특화 매장은 젊은 가족을 겨냥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다. 여수에서는 처음으로 660㎡(200평) 규모 ‘한샘리하우스’가 들어서며 삼성전자, 템퍼, 다우닝, 닥스홈패션 등이 잇따라 입점한다. 가구부터 실내 장식, 가전, 생활소품까지 한 공간에서 마련할 수 있게 했다.

롯데몰 여수점 소셜미디어 ‘사진 맛집’으로는 카페 노아스로스팅과 2층 ‘포켓라운지’, ‘크리스탈 트리’ 3곳이 꼽힌다.

휴게 공간인 포켓라운지에서는 여수 바다를 담은 미디어아트 작품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크리스탈 트리는 서울 보석 브랜드 ‘은가비’와 협업해 바닥부터 천장까지 뻗은 기둥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롯데몰 여수점은 개점 첫날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여수·순천·광양지역 최초의 명품 편집샵을 내건 해외명품 특화매장 ‘탑스’(TOPS)가 하루 매출 5000만원을 찍은 것이다. 이곳은 롯데가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직접 엄선해 수입한 상품을 운영하는 매장이다.

건강기능식품·미용용품을 5배 보강한 100평(330㎡) 규모 ‘롭스 플러스’는 롯데몰 여수점에서 처음 선보여진다.
 

도보 고객이 롯데몰 1층을 들어설 때 마주하는 ‘얼굴’은 건강미용 전문매장 ‘롭스 플러스’이다. 기존 ‘롭스’를 한 차원 더 개선한 100평(330㎡) 규모 이 매장은 건강기능식품·미용용품을 5배 보강했다. 전국에서 처음 시도했다.

1층은 20~30대 거주층이 많은 특징을 살려 가정간편식 전문관 규모를 기존 대비 두 배로 넓혔다. 와인 전문매장과 캠핑용품 매장도 확충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주축으로 등장하면서 유통업계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에 대해 구조조정을 벌여왔다.

롯데몰 여수점은 유통매장의 정형화된 틀을 과감히 깨고 상권과 고객의 특성에 맞춰 경쟁력을 확보한 ‘혁신 매장’ 사례로 꼽히고 있다.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롯데가 호남권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롯데몰 여수점 프로젝트는 지난해 7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을 찾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 자리에서 ‘여수에 쇼핑할 만한 곳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자 롯데쇼핑이 나선 것이다. 10명으로 구성된 ‘여수MD 프로젝트’ 팀은 5개월 전부터 이곳에 머무르며 롯데몰의 성공적인 정착을 준비해왔다.

롯데몰 여수점이 문을 열고 3주 동안(5월5~26일) 매출은 당초 목표보다 51% 초과 달성했다. 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인 객단가는 기존 마트보다 무려 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기존 점포 상권은 반경 1.5㎞에서 최대 5㎞에 불과했지만, 새로 문 연 롯데몰은 순천·광양 고객까지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롯데몰 여수점 매출에서 순천·광양 지역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박지호 팀장은 “공실률이 상당했던 기존 마트에 비해 쇼핑과 볼거리, 먹거리를 한 번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쇼핑공간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입점 업체의 고용안정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공간 혁신 매장의 취지를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백희준 기자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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