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미은기자

‘1004섬’신안, 3색 전시를 만나다

by 광주일보 2021. 5. 24.
728x90
반응형

‘1004섬’으로 불리는 신안군의 섬들은 수국이 아름다운 도초도, 퍼플섬으로 불리는 박지도 등 저마다 자랑거리를 갖고 있다. 군이 적극적으로 ‘1도 1뮤지엄’ 정책을 펼치고 있어 크고 작은 미술관과 박물관도 눈에 띈다.

주말 하루를 내어 ‘3색 전시’를 만났다. 화가가 태어나 자란 집, 마을회관이 변신한 작은 동네미술관 등 각자의 개성이 담긴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는 공간과 어우러지며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미술관’ 보고전

 

◇ 압해도 저녁노을미술관-하의도에서 오월까지
수국, 철쭉, 장미 등 온갖 꽃들이 피어난 압해도 1004분재공원 안 저녁노을미술관에서는 ‘하의도에서 오월까지’전(6월27일까지)이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세 점의 대형 작품은  20년의 세월을 아우루는, 민중미술의 변천사를 잘 보여준다. 그 가운데 382년에 걸친 하의도 주민들의 투쟁의 역사를 기록한 10m 규모의  ‘하의3도 7·7 항쟁도’가 인상적이다. 홍성담·전정호·박성우·전혜옥 작가가 공동제작한 작품은 기존에 익숙했던 민중미술 작품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강렬한 색감과 직접적인 묘사 대신, 한지에 스며드는 듯한 ‘부드러운 힘’이 느껴지는 안온한 색채가 눈길을 끈다. 여기에 신의도가 고향인 전정호 작가가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던 ‘하의 3도 7·7 항쟁 연작판화’의 인물들이 ‘하의도 7·7 항쟁도’의 밑그림이 되면서 목판화의 강인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묵직한 울림을 준다.

‘하의3도 7·7 항쟁도’와 ‘암태도 1923’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의 모티브가 된 드로잉 작품 100여점은 또 다른 볼거리다. 작가들은 수많은 자료조사와 현장 답사·인터뷰 등을 통해 생생한 표정의 인물들을 포착해냈다.

2003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으로 광주시각매체연구회 소속 미술가들이 공동작업한 ‘오월의 문, 윤상원의 눈’은 5·18광주민중항쟁을 기록한 대형 걸개그림으로 오월의 면면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023년 신의도에 개관 예정인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미술관’(이하 평화미술관) 중간 보고전으로 기획됐다. 당초 신의도 출신 ‘홍성담미술관’에서 출발한 이 미술관은 작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미술관’으로 확장됐다. 신안군은 미술관 성격에 맞는 소장품과 콘텐츠 확보를 위해 홍성담·전정호 작가 등이 참여하는 ‘문화예술공장’을  운영중이며 이번 전시에는 제작된 작품 중 일부가 나왔다.

전시 관람 후에는 바다가 보이는 북카페에서 차 한잔 하며 휴식을 취하면 더 없이 좋다. 미술관을 들고 날 때 분재공원을 산책하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다.

김 환기 고택에서 열리고 있는 ‘달빛, 바다에 빠지다’전

 낡은 부엌·담쟁이 덩굴 창고서 만나는 그림

 

 안좌도 김환기 고택-달빛, 바다에 빠지다
커다란 가마솥이 놓여 있을 것같은 부엌 부뚜막 위에 그림이 걸렸다. 삐그덕대는 마루에 올라 방안으로 들어서면 낡은 서까래가 그대로 보이는 방 안에 도자기 작품과 그림이 관람객을 맞는다.  김환기 고택에서 열리고 있는 ‘달빛, 바다에 빠지다’전(6월7일까지)은 ‘공간’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획전이다.


김환기 작가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김환기 고택은 국가민속문화재 251호로 지정돼 있다. 사람들의 발길은 수없이 이어지지만 아쉽게도 고택에는 작품을 비롯해 그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신안문화사랑협동조합’(대표 김준현) 창립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바로 이런 아쉬움에서 출발했다. 임의진·주홍·고근호·홍성담·홍성민·박태규·안혜경·정정엽 등 자발적으로 참여한 28명의 작가들은 김환기와 그의 작품을 기억하고, 오마주하는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들은 체 게바라와 김환기의 모습을 결합하기도 하고, 그의 대표작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삼기도 했다. 작곡가는 노래 ‘수화의 별’의 악보를 전시했고, 조각가는 섬소년과 파랑새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설치했다.

김환기의 조부가 서당으로 활용했던 건물 곳곳에 걸린 작품들은 낡은 공간과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감흥을 전달한다. 고택 바로 옆 빈 창고를 활용한 전시장도 놓치지 말아야한다. 푸른 담쟁이 덩굴이 온통 뒤덮어버린 창고로 들어서면 색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작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제공했던공간으로 천창으론 푸른 하늘이 보이고, 그림과 함께 담쟁이 덩쿨이 자라나고 있다.

‘신안문화사랑협동조합’(대표 김준현)은 올해 행사를 ‘수화 김환기 미술제’의 출발로 삼고 앞으로 다양한 행사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한 둔장마을 작은미술관

1971년 지어진 마을회관이 문화공간으로

 

◇ 자은도 둔장마을 작은미술관-둔장의 얼굴
어느 시골에나 있는 ‘마을회관’을 머리에 떠올리며 도착한 둔장마을 작은미술관은 의외의 모습이었다. 1971년 힘을 모아 지은 마을회관은 멋진 외관과 아름드리 팽나무가 인상적이다. 자은도의 인기 스폿 중 하나인 ‘무한의 다리’ 인근에 위치한 미술관은 지난해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공공마술프로젝트가 진행돼 미술관 인근에 조각품도 설치됐고,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창고로 쓰이던 공간도 리모델링돼 마을카페 등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밖으로 난 창 너머로 푸른 하늘과 흔들리는 나무가 보인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는 ‘둔장의 얼굴’전(6월6일까지)으로 사진작가 김태진과 디자이너 강선철이 둔장 마을 풍경과 사람들을 사진과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특히 김 작가의 앵글에 담긴 마을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장을 나오니 ‘사진 속 주인공’이 “어디서 왔냐”는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글·사진=신안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동곡미술관, 폐품 활용한 작품 ‘업사이클 예술놀이 12씨’전

‘세상을 놀이의 눈으로 바라보라. 그러면 모든 공간은 놀이터가 된다.’알록달록한 멋진 그림이 그려진 폐타이에에 바퀴를 달았다. 사람들은 타이어를 연결해 타고 다니며 환호성을 지른다.

kwangju.co.kr

 

고흥 남포미술관, 김옥진·김정하·정정복 작가 초청전 ‘보이지 않는’

고흥 남포미술관(관장 곽형수)이 지역에서 묵묵히 작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진 작가들을 초청해 릴레이 기획전시를 진행한다. ‘ INVISIBLE(보이지 않는)’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특히

kwangju.co.kr

 

광주 미술계, 미안마에 내민 '연대의 손'

‘오월, 광주와 미안마를 노래하다.’5·18 41주기를 맞은 올해 문화계는 ‘2021년의 광주’인 미얀마와 연대하고 응원하는 목소리들이 높다. 미술계 역시 광주의 오월을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