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 이어져 재미 더해
병뚜껑+팽이 ‘놈팽이’
달걀판+탁구공 ‘꼬끼오목’
폐타이어+바퀴 ‘굴링체험’
신문지 활용 ‘아뚜호’
‘세상을 놀이의 눈으로 바라보라. 그러면 모든 공간은 놀이터가 된다.’
알록달록한 멋진 그림이 그려진 폐타이에에 바퀴를 달았다. 사람들은 타이어를 연결해 타고 다니며 환호성을 지른다. 병뚜껑은 멋진 팽이로 변신했다. 버려진 달걀판은 오목을 두는 판이 되고, 다 쓴 볼펜은 당구 큐대로 탈바꿈했다.
보문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동곡미술관(광주시 광산구 어등대로 529번길)에서 만나는 ‘업사이클 예술놀이 12씨’(7월25일까지)전은 다양한 놀이를 직접 해 볼 수 있는 재미난 전시다. 폐품을 활용한 예술 작품 제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작품이 놀이로 이어지면서 유쾌한 전시를 만들어냈다.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춘 전시지만 청소년도, 어른들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광산구가 운영하는 청소년문화의 집 ‘야호센터’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한 ‘12씨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일상에 버려진 12개의 사물을, 12개의 놀잇감으로 업사이클하고 ‘놀이’로 만들어낸 프로젝트는 큰 호응을 얻었다. 미술관과 광산구가 협업한 이번 기획전에 큐레이터로 참여한 예술놀이 전문가 이호동 작가를 중심으로 진행된 ‘12씨 프로젝트는 예술가의 주도로 버려진 사물을 탐색하고 업사이클해 놀잇감으로 만든 후, 청소년들이 참여한 ‘놀이 워크숍’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난 놀이’로 탄생했다.
전시장은 ‘숨은그림찾기’ 하듯 재미있는 공간과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놈팽이’는 팽이놀이와 병뚜껑을 결합한 놀이다. 알록달록 병뚜껑에 못을 박아 팽이를 제작하고, 화려한 색으로 팽이놀이를 할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었다. 다양한 색깔의 병뚜껑은 멋진 예술작품이 됐다. 또 달걀판과 탁구공을 활용한 ‘꼬끼오목’, 합판과 쓸모를 다한 나무판들을 모아 탁구대와 라켓을 만든 ‘따꾸요’ 등 전시실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그밖에 전통놀이 투호를 재해석한 ‘아뚜호’는 신문지를 활용한 놀이이고, 집안 곳곳에 숨어 있는 옷걸이를 재활용한 ‘오메랑’ 등도 눈길을 끈다.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폐타이어에 바퀴를 달고, 오색으로 꾸민 ‘굴링’이다.
전시장에 재현된 ‘수리수리 광산-아지트’는 말 그대로 다양한 폐자재로 만든 ‘아지트’같은 공간이다. 지붕은 버려진 잡지로 구성돼 있고, 2층에는 다락을 만들어 직접 올라가 볼 수 있다.
전시장 곳곳에 놓인 예술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호동 작가가 테니스 라켓과 다 쓴 볼펜, 장난감 휴대폰으로 만든 ‘생각하는 동물’이나 박형규 작가의 작품 ‘몽상’, 쟁반으로 만든 시계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하다. 모든 놀이는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무료 관람.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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