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가폭력 범죄 공소시효 배제해야”
이낙연 “윤 전총장 5·18메시지 너무 단순”
정세균 “오늘의 광주항쟁은 검찰·언론 개혁”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기념식 참석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인 18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일제히 광주에 집결, 저마다 ‘5·18 메시지’를 내놓았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광주를 방문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민주당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는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을 겨냥한 ‘3인 3색’ 메시지를 발신했다. 민주당 내 호남 당원의 비율이 높고, 과거부터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했던 만큼 이들 주자들의 메시지도 한층 더 선명해지고 강경해졌다.
여권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과 단죄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사법살인, 간첩조작 처벌, 고문, 폭력, 의문사 등 국가폭력 사건들이 셀 수 없을 정도지만 처벌은커녕 진상규명조차 불가능하다”며 “국가폭력 범죄에는 반드시 공소·소멸시효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엄군 총기난사 사건 당시 여고생이었던 유일한 생존자 홍금숙씨의 증언을 전하는 등 ‘5월 광주’의 아픔과 분노에 대한 공감 행보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전날 도내 거주하는 5·18 유공자와 유족에게 매달 10만원씩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격하는 것으로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의 5·18 메시지가 매개가 됐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5·18 메시지를 겨냥, “너무 단순한 것 같다”면서 검찰의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및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거론, “검찰이 한 가정을 거의 소탕했다”고 되짚는 것으로 문재인 정부를 우회 비판했다는 분석이 제기된 윤 전 총장에 대한 반격을 시도했다.
이 전 대표는 연초 호남 지지세 이탈의 계기가 된 ‘전직 대통령 사면론’ 발언에 대해서도 “시기와 방법이 좋지 않았다. 국민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거듭 몸을 낮췄고, ‘기본권’과 ‘평등권’을 화두로 한 개헌론도 이어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검찰·언론이라는 양대 개혁을 광주 정신과 연계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의 광주항쟁은 검찰개혁, 언론개혁”이라며 “반성할 줄 모르면 반성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무소불위 검찰을 제어할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 공수처가 일을 제대로 하는지 살피는 것도 방법”이라고 썼다.
또 “언론은 왜 무서울 게 없을까. 마땅히 제어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며 징벌적 손해보상 강화와 기자실 출입처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정 전 총리가 지지율 답보 상태를 깨뜨리기 위해 친문 열성 당원과 광주 기반 전통적 지지층에 구애하는 강경한 발언을 던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국민의힘도 ‘호남 구애’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일부 의원들이 5·18 관련 망언을 쏟아냈던 자유한국당 시절과도 크게 대비된다.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8일 5·18 41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방문했다. 취임 후 첫 현장 일정이었던 지난 7일 광주 방문 이후 11일 만에 다시 광주를 찾은 것이다. 김 대표 대행은 기념식에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박자에 맞춰 힘차게 팔을 흔들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 선거에서도 컷오프 통과자의 첫 합동연설회를 광주에서 열 계획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자는 ‘5·18 개헌론’의 필요성까지 거론됐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5·18 정신은) 이미 당 정강·정책에 다 들어가 있다. 개헌 논의가 이뤄지면 그런 부분이 다 토론이 될 것”이라며 “원포인트 개헌, 저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초선의 김은혜 의원도 전날 “5·18 정신 계승에 앞장서는 정당으로 나아가겠다”며 “언젠가 헌법을 개정하게 된다면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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