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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김유귀 화신자전거 대표 “가업이 된 자전거…시대 흐름 읽는 감각이 백년가게 원동력이죠”

by 광주일보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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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백년가게’ 선정 광주 ‘화신자전거’
70년대 ‘3단 기어’ 등 발 빠른 대처…외상값 떼여도 묵묵히 ‘동네 해결사’
학교밖 청소년 정비교육 실시…“자녀들, 봉사하는 마음으로 가업 잇기를”

 

광주 토박이 자전거 매장인 ‘화신자전거’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하는 ‘백년가게’에 선정됐다.

이곳은 전국 백년가게 812곳 중 유일한 ‘자전거 점포’다. 기록상으로는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한 1982년을 기준으로 선정됐지만, 기원은 지난 1970년 광주시 북구 북동에서 문을 연 작은 자전거 점포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점포는 화신자전거라는 상호로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김유귀(76) 화신자전거 대표는 “사실 처음엔 전업사를 차리고 싶었는데, 밑천이 없어 자전거포를 열었다”며 “자전거가 취미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기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직종이었다. 다행히 나는 손재주가 좋았다(웃음)”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간 갖은 부침을 겪었다고 돌아봤다.

김 대표는 70년대 일찍이 ‘3단 기어’ 기술을 익히면서 지역에서 입지를 다졌다. 80년대 들어서 자전거를 타는 재미에 푹 빠졌던 그는 광주 ‘굴렁쇠싸이클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창 땐 전북 고창에서 점심을 먹고 가게로 돌아오는 등, 하루에 150km이상 자전거를 달렸다는 그다.

90년대 들어 자가용 보급이 늘자, 자전거 판매고가 크게 줄었다. 광주 지역 200곳이 넘었던 자전거 업소들이 90년대 이후 대부분 폐업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각종 부업을 하며 간신히 가게를 유지했고, 다행히 2000년도 넘어서 현상유지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포착하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그게 곧 백년가게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90년대 이전 자전거부터, 2000년대 산악자전거(MTB), 현재 전기 자전거까지 흐름을 잘 파악해 살아남았다는 것. 전기자전거가 유행하기 한참 전인 2007년에 일찍이 해당 정비 관련 자격증을 따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자전거 해결사’로 통한다. 70~80년대 외상이 많았던 시절,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묵묵히 자전거를 고쳐줬던 김 대표였다. 나이와 건강 탓에 가게를 닫으려 할 때마다, 마을 주민들은 ‘문 닫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다고 한다.

“하루는 새벽에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분이 ‘사장님, 참 오랫동안 하십니다’라며 인사를 하더라고요. 기사분이 학교 다닐 적에 제가 자전거를 고쳐줬는데, 당시 돈이 없어 수리비를 갖다주지 못해 기억에 남았다고 했죠. 결국 택시비를 받지 않았는데, 그 때 참 뿌듯하고 보람찼습니다.”

김 대표는 ‘광주에코바이크’ 단체를 통해 지난해부터 매주 화요일 학교밖청소년들을 모아 자전거 정비 교육도 하고 있다. 청소년 작업장 ‘바이크런’ 프로그램으로, 기술이 좋은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김 대표의 아들·딸도 가업을 잇고 있다. 이들은 현재 수완지구, 상무지구, 송정, 신가 등에도 가게를 차렸다. 현재 본점은 수완점이며, 백년가게 명패도 이 곳에 달려 있다.

김 대표는 “자식들에게는 돈 벌려고 하지 말고,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잘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늘 강조한다”면서 “80을 앞둔 나는 물러나더라도, 화신자전거가 ‘100년을 운영하는 가게’가 될 때까지 자식들이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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