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 “맞춰 잡는 피칭으로 더많은 이닝 욕심”
장민기 “혼자 잘하려는 생각 버리고 수비 믿어”
KIA 타이거즈의 좌완 미래들이 ‘믿음’을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오랜 시간 왼손 투수에 대한 갈증에 시달렸던 KIA는 올 시즌 새 얼굴들로 좌완 고민을 풀어가고 있다.
‘특급 루키’ 이의리가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역할을 해주고 있고, ‘예비역’ 김유신도 선발 경쟁의 승자가 돼 4번째 선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또 다른 루키 장민기도 2군에서 영점을 조율한 뒤 11일 다시 1군에 합류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선발과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김유신과 장민기는 앞선 등판 경험을 통해 ‘삼진’을 버리고 ‘믿음’을 얻었다.
안 좋았던 순간을 돌아보면 “혼자서 잘하려는 생각이 강했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평가다.
김유신은 “처음 선발로 두 경기까지는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나 혼자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 제구도 흔들리고, 공이 몰리면서 안타를 맞곤했다”고 이야기했다.
장민기도 “뒤에 수비가 7명이나 있다. 선배들이 지켜주는 만큼 이젠 혼자 하려고 하지 않고 차라리 맞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비진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하면서 자연히 탈삼진 욕심은 버렸다.
지난 9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5.1이닝을 소화하면서 프로에서 첫 5회를 넘겼던 김유신은 맞춰 잡는 피칭으로 더 많은 이닝에 욕심을 낼 생각이다.
김유신은 “5회를 채우는 게 목표였다. 목표를 이뤄서 기쁘다. 마지막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며 “나는 삼진 잡는 투수가 아니니까 이번에 던졌던 것처럼 수비 믿고 던지다 보면 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장민기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삼진 욕심이 있었다. 볼넷을 내주기 보다 수비를 믿고 맞춰 잡으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세밀함에 대한 입장은 조금 다르다.
장점으로 꼽혔던 제구를 보여주지 못했던 김유신은 ‘완벽 제구’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제구가 약점으로 꼽혔던 장민기는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가지면서 세밀함에 신경 썼다.
김유신은 “마운드에서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으니까 타자에 더 집중하게 되고, 할 수 있던 것을 하나하나씩 해내고 있는 것 같다”며 “코너 코너로 잘 던지려 했던 게 오히려 좋지 않았다. 포수 가운데만 보고 던지니까 알아서 상대가 쳐줬다”고 말했다.
앞선 대결에서 상대였던 두산 유희관의 피칭을 통해서도 제구에 대한 부담감을 덜었다.
김유신은 “코너 코너가 아닌 높게만 안 가게 낮게 낮게 하는 컨트롤하는 모습이라서 나도 똑같이 던졌다”고 웃었다.
장민기는 2군에 내려가면서 윌리엄스 감독에게 ‘제구’ 숙제를 받았다.
장민기는 “자신감과 제구감각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제구를 잡으려고 정신 상태부터 바꿨다”며 “고교시절은 물론 프로까지 영상을 다 찾아보고 내가 좋았을 때, 안 좋았을 때를 비교했다. 야간에 섀도도 하고 생활 패턴을 다 바꿨다. 운동 패턴과 던지기 전 루틴 등 정신적인 부분부터 신경썼다. 자신감은 마운드 올라가 봐야 알겠지만 일단 제구는 내려갈 때보다 잡힌 것 같다”고 언급했다.
위기의 마운드에서 경험이라는 귀한 자산을 쌓고 있는 두 좌완이 ‘믿음’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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