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참 책임감, 이의리에게는 미안”
LG 상대로 결승 스리런·2타점 결승타
‘89 동기’가 위기의 팀을 구하고 연승을 이었다.
KIA 타이거즈가 12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5차전에서 5-3 승리를 거뒀다. 전날 김민식의 선제 스리런으로 연패를 끊은 KIA는 김선빈의 2타점 결승타로 승리를 이었다. 켈리와 수아레스 ‘원투펀치’를 상대로 한 연승이라 더 의미가 있다.
선발로 출격한 이의리가 첫 타자 홍창기를 1루 땅볼로 처리한 뒤 오지환을 상대로 경기 첫 탈삼진을 뽑아냈다. 라모스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채은성을 1루수 플라이로 잡으며 첫 이닝을 끝냈다.
김민성-유강남-문보경을 상대한 2회는 삼자범퇴. 3회도 1루수 나주환이 어려운 파울플라이를 처리해주면서 기분좋게 시작했다. 정주현을 2루 땅볼로 잡은 이의리는 홍창기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3회도 삼자범퇴로 끝냈다.
이의리가 분전하는 동안 타선이 수아레즈를 상대로 매 이닝 출루에는 성공했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그리고 4회초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들이 나왔다.
오지환의 내야안타가 나왔지만, 라모스를 2루 땅볼로 잡으면 원아웃. 이의리가 2루 견제로 오지환을 잡아내면서 투 아웃을 만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가는 길이 멀었다.
채은성의 우전안타 때 최원준의 포구실책이 나오면서 1사 2루. 김민성의 우전안타가 이어지면서 실점이 기록됐다.
그리고 볼넷과 내야안타로 2사 1·2루가 됐고 문보경의 내야안타 때 공을 잡은 유격수 박찬호의 악송구가 나왔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김민성이 3루를 지나 홈까지 들어왔다.
이어 대타 이천웅의 짧은 중전안타에 베이스가 가득 찼고, 이의리가 정주현과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세 번째 점수를 내줬다.
이의리는 홍창기의 1루 땅볼로 길고 길었던 4회를 끝냈다.
아쉬운 수비로 막내의 어깨를 무겁게 했던 선배들이 4회말 이의리의 패를 지워줬다.
김태진과 한승택이 연속 안타로 분위기를 살렸다. 박찬호의 볼넷이 나오면서 무사 만루. 나주환이 중전안타로 3루에 있던 김태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최원준도 중전안타를 터트리면서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이의리는 5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닝을 끝내지는 못했다.
이의리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라모스와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투구수가 95개에 달하면서 불펜이 가동됐다.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윤중현이 김민성을 2루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아줬고, 이의리의 성적은 4.2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이 됐다.
6회 무사 1루에서 출격한 장민기가 볼넷 하나는 허용했지만 6회를 실점 없이 막은 뒤 이어진 공격에서 KIA가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1사에서 나주환이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대타 이정훈의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지만 최원준이 내야안타로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김선빈이 초구에 우중간을 가르면서 2타점을 만들었다.
이승재가 7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뒤 8회 승리로 가는 길에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장현식이 투 스트라이크에서 김민성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지만, 공이 뒤로 빠지면서 낫아웃 상태에서 김민성이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유강남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김용의에게 볼넷을 내준 장현식. 이천웅의 2루 땅볼로 투아웃까지 잡은 뒤 대타 신민재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만루가 됐다.
장현식은 홍창기와 5구 승부 끝 좌익수 플라이로 위기를 넘겼다.
9회초 등판한 정해영이 선두타자 오지환을 중전안타로 내보냈지만, 라모스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았다. 채은성의 방망이를 헛돌게 한 정해영은 이영빈의 2루 땅볼로 2점 차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친구 김민식에 이어 결승타 주인공이 된 김선빈은 “빗맞는 타구가 많이 나와서 흰 공 보이면 돌리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잘 됐다”며 “지완이 형, 형우 형이 빠져있다 보니까 친구들이 하려고 했던 게 잘 됐다. (나)주환이 형도 잘 이끌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반보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 주인공이 된 김선빈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김선빈은 “처음에는 혼자 날뛴 것이고 모든 선수가 다 잘해주고 있다. 현재 감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아쉽기는 하다.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승리를 챙겨주지 못한 이의리에게는 ‘미안함’을 이야기했다.
김선빈은 “의리한테 미안하다. 의리 등판날 야수들이 실수하는 경향이 많다. 야수들이 잘하려고 하는 게 오히려 잘 안 되는 것 같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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