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시장 ‘주먹밥 조형물’에 ‘노점상인’ 문구 빠져 서운함 드러내
5·18민주화운동 당시 양동시장에서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들과 나눴던 아주머니들이 올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기로 했던 나눔행사를 보이콧하고 나섰다.
20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5월 16일 광주시 서구 양동 동사무소 앞에서 주먹밥 나눔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 행사에는 41년 전 양동시장에서 주먹밥을 만든 당사자들이 참가해 ‘원조 주먹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행사위는 이를 위해 1980년 당시 직접 쌀을 가져와 길바닥에 솥을 내걸고 밥을 지어 시민군에게 나눠줬던 당시 양동시장 노점상인을 찾아 나섰고, 8명의 당시 아주머니와 연락이 닿았다.
이들 중 입원 중인 2명을 제외한 6명을 행사에 초청하기로 했지만, 그들이 ‘못하겠다’며 돌아섰다.
그들의 반발 이유는 지난해 5월 양동시장에 세워진 주먹밥 조형물<사진> 속 문구 때문으로, ‘80년 광주 양동전통시장 상인들은 시민군들에게 주먹밥과 생필품을 나눴습니다’는 문구 중간에 ‘노점상인’을 추가해 달라는 입장이다. 노점상이라는 어려운 형편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주먹밥을 만든 마음을 헤아려 달라는 바람이라고 아주머니들은 입을 모았다.
문구 수정 요구는 조형물이 건립된 이후 지난해 5월부터 있어왔지만, 주먹밥나눔 재현 행사를 앞두고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5·18행사위는 아주머니들의 서운한 마음을 돌리기 위해 조형물은 건립한 서구청 산하 상공관리기구와 협의 중인 상태다.
상공관리기구 관계자는 “괜시리 문구를 수정하면 조형물에 생채기가 날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며 “갈등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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