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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41년간 박혀있던 탄두·탄흔 어떻게 찾았나… 첨단 과학기법 총동원, 벽면·나무에 생생한 흔적

by 광주일보 202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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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원형복원 요구 때 총탄 조사 의뢰…국과수·문체부 “불가능” 답변
탄흔 535개 중 절반이 경찰국 외벽 1층…계엄군 도청 후문에서 진입 반증
6년만의 조사서 탄흔·탄두 대거 발견…5·18 진상조사 적극적 자세 필요

13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본관 1층에서 탄흔 조사를 맡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관계자가 탄두가 발견된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옛 전남도청 건물에서 발견된 총탄〈2020년 12월 29일 광주일보 6면〉은 41년 전 계엄군의 시민들을 향한 잔혹한 진압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5년, 5월 단체들의 옛 전남도청 총탄 흔적에 대한 조사 요청을 “총탄 흔적 식별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일축했던 국과수와 문체부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41년 전 중요한 역사적 자료를 찾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한 당시 정부의 무책임함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숨겨진 탄흔, 어떻게 찾았나=13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첨단 과학 기법을 동원, 41년 동안 숨겨졌던 옛 전남도청 탄흔을 찾아냈다.

복원단은 옛 전남도청 본관·회의실·별관, 경찰국 본관·민원실, 상무관 등 6개 동에 대해 ‘적외선 열화상’, 방사선 투과’,‘3차원(3D) 흔적 지도 작성’ ,‘ 철근 탐사기를 통한 외벽 흔적 분석’ 등의 방법을 활용해 깊이 박혀있는 총탄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벽체의 밀도와 깊이별로 투과율이 다른 ‘이리듐’, ‘코발트’, ‘셀레늄’ 등의 방사선을 쓰는 ‘감마선’ 투과 조사 방식이 도움이 됐다는 게 복원단 설명이다.

당시 상황과 유사한 실험도 총탄 발견에 도움이 됐다. 복원단은 지난 1980년 당시 만들어진 도청 외벽과 비슷한 벽면을 직접 만든 뒤 군 부대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벽면 사격을 실시해 탄흔 샘플을 확보해 비교 분석해 탄흔들을 찾아냈다.

조사 과정에서 발굴한 탄두의 모습 .

 

◇찾아낸 탄흔, 어떤 의미인가=41년 만에 발견된 총탄(탄두)과 탄흔은 1980년 5월 시민들을 향한 잔혹한 유혈 진압을 유추할 수 있다.

무수하게 많은 수백발의 탄흔이 시민들의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에서 발견된 만큼 계엄군의 무차별적인 사격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국과수는 이번에 발견된 탄두에서는 계엄군이 사용한 M-16소총의 강선폭인 2.9㎜의 압흔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발표된 탄두 10개 중 8개는 당시 시민군 상황실로 이용되던 서무과에서 문 우상단과 서무과 창문 인근에서 발견 됐고, 2발은 경찰국 본관 외벽에서 발견됐다. 당시 작성된 ‘전투상보’에는 새벽 5시15분까지 3공수여단 부대원들은 도청 각 방에 수류탄이나 섬광탄, 가스탄을 넣은 뒤 소총을 난사하는 방식으로 시민군을 제압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서무과 입구 우측 상단에서 발견된 탄두들은 전남도청 2층에서 1층에 있는 시민군 상황실에 자동사격으로 난사를 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복원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날 복원단이 탄흔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한 535개의 탄흔 중 절반가량인 268개가 경찰국 외벽 1층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계엄군들이 진입 과정에서 도청 후문 경찰국 외벽 후면을 향한 엄호사격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육군본부가 작성한 ‘특전사 전투상보’에 따르면 1980년 5월 27일 새벽 4시10분 도청 후문 담(높이 2.5m)을 넘은 특공조는 3중대·2중대·1중대·특공중대·4중대·11중대 순으로 도청 내부에 진입했다.

당시 기록엔 계엄군에 의해 숨진 시민군은 4명이고 포로는 200여명에 달했고, ‘분석 및 교훈’에서 3공수여단은 ‘평소 연마한 전술(침투 기술, 사격술) 유감없이 발휘’라고 적혀있다.

◇일찍 찾을 수 없었나=박근혜 정부 당시 문체부의 무책임한 자세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2015년 5월 단체들의 총탄 흔적 조사 요구에 “옛 전남도청 외벽 마감재가 제거되야 조사를 할 수 있고 비파괴 검사의 경우 강한 방사능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 하다”는 입장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당시 거론됐던 방법들이 이번 조사에 활용됐다는 점에서 진실 찾기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는 “당시 전남도청에서 계엄군들의 사격이 있었던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이제와 탄흔과 탄두를 발견 한 것은 그동안 우리가 무심하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는 점”이라면서 “5·18 당시 진상조사를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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