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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文香이 흐르는 문학관을 찾아서] 전북문학관

by 광주일보 202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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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사’·‘춘향전’·‘흥부전’…고전문학 태동의 중심지"

 

전시관에 비치된 ‘춘향전’(왼쪽)과 대한 내용

‘정읍사’, ‘서동요’, ‘상춘곡’, ‘춘향전’, ‘흥부전’, ‘만복사저포기’….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탄생한 문학작품이라는 것이다. 물론 고전문학이라는 유사점도 있다.

그렇다면 다음에 열거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유엽, 김환태, 서정주, 이병기, 채만식, 김해강, 신석정, 이근영, 최명희…. 이들 또한 전라북도가 낳은 내로라하는 문인들이다.

그러나 문학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이들도 앞서 언급한 고전문학의 창작 공간에 대해 알지 못한다. 어느 고장을 배경으로 작품이 쓰이고 전래됐는지 문학적 맥락을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고전문학의 상당수 작품은 전북이라는 지역을 근거로 한다. 전라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전북 문화의 힘이 바로 문학에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전북문학관은 지난 2012년 전주시 덕진구에 개관했다. 문학관이 들어서기까지의 과정은 지난했을 텐데, 구석구석마다 고심의 흔적이 느껴진다. 조례 제정부터 부지 선정, 건물 건립, 공간 구성, 콘텐츠 확정, 프로그램 운영 등 무엇 하나 쉽지 않다. 또한 다른 장르보다 문학을 중심으로 한 문인단체는 작가들 생각과 관점이 달라 하나로 묶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전북문학이라는 범주 아래, 지역 문인들의 염원을 담아낸 문학관을 건립해 운영해온다는 것은 자체로 의미있는 일이다.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언제인가 싶게 4월로 접어들었다. 조금만 지나면 또 여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코로나 탓에 문화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적잖이 조심스럽지만 취재를 위해 마음을 다잡고 떠난다.

그렇게 한 시간여를 내달려 전주에 도착했다. 언제 와도 전주(全州)는 옛스러운 멋이 넘치는 고장이다. 온고을이라는 지명은 사람의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는 뜻은 이편의 마음까지 풍요로움을 준다.

 

문학관의 첫 인상은 학교 느낌이다. 한편으로는 오래된 공공기관의 관사 같기도 했다. 70~80년대 어느 한때로 흘러들어온 분위기다. 이곳은 원래 도지사 공관이었다고 한다. 이후 전북외국인 학교로 사용을 하다가 2012년부터 문학관으로 개조해 운영해오고 있다. 다음은 문학관 안내문이다.

“전시관은 대통령 지방 순회 시 영빈관으로 활용되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그리고 미국 팝 가수 마이클잭슨이 방문한 바 있다. 문학관에는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치된 방탄유리 및 경호 시설 등이 보존되어 있으며 은목서, 마로니에, 계수나무 등 희귀 수종이 관내 정원에 식재되어 있다.”

건물의 내력을 알고 나자 왜 70~80년대 분위기가 배어나오는지 비로소 이해가 된다. 현재 문학관은 전북문인협회가 전북도로부터 수탁을 해 운영하고 있다. 당초 문학관은 2010년 전북도의회 문학관 설치 및 운영조례 제정을 계기로 구체화됐다. 도지사 공관이었던 이곳을 리모델링해 문학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아마도 새로 건립을 했다면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문학관 운영 방향은 여느 곳과 별반 다르지 않다. 조금 차별화된 것이 있다면 전시와 출판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문학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을 책자로 만들어내는데 시낭송집, 백일장, 강연집 등이 그렇게 발간된다. 미술, 사진, 연극,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아울러 문학관 활성화를 위해 창작과 삶의 공간, 지역사회 교육의 장, 주민참여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학관이 문인들만의 공간이 아닌 주민들 여가, 정서적 힐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문학관 상설 전시공간은 크게 세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고전문학의 향기, 일제 암흑기의 숨결, 새천년의 해오름이 그것이다.

 

먼저, 고전문학의 향기는 전북 문학의 원형인 고전문학과 관련한 공간이다. 앞서 언급했던 ‘정읍사’, ‘서동요’, ‘상춘곡’, ‘춘향전’, ‘흥부전’, ‘만복사저포기’ 등을 만날 수 있다.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인 ‘정읍사’를 보노라면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로 회귀한 듯한 착각을 준다. 행상을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백제 여인의 애닯은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만남을 모티브로 하는 ‘서동요’는 백제 무왕과 관련이 있다. 소년시절 서동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짝사랑한 나머지 지어 불렀다는 노래는 사랑과 운명의 힘을 떠오르게 한다. 민요적 성격으로 보아 구체적인 창작자를 알 수 없지만 당시 민초들이 공동 제작해 불렀을 것으로 보인다.

정극인의 문집 ‘불우헌집’에 전하는 ‘상춘곡’은 저자가 퇴직 후 고향 태인에 돌아와 지은 가사다. 서사와 춘경, 상춘, 결사 등 네 개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연귀의와 안빈낙도를 주제로 한다.

시문과 거문고에 탁월했던 부안 출신 이매창의 자료도 전시돼 있다. 당대 문사인 허균, 유희경 등과 교유를 했으며 개성의 황진이와 더불어 조선 ‘기생문학’을 이끌었던 쌍벽으로 손꼽힌다. 37세에 요절했지만 정인이었던 유희경을 생각하며 지은 ‘이화우 흩뿌릴 제’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절창이다.

‘일제 암흑기의 숨결’ 전시실에는 이익상, 양상경, 유엽, 김태수, 김완동, 김환태, 이병기, 채만식, 김해강, 신석정 등 일제 강점기 태어나 이후 문학활동을 전개했던 문인들이 소개돼 있다.

새천년의 해오름 공간에서는 해방이후부터 현대에 이르는 문인들의 면면을 볼 수 있다. 박병순, 이철균, 정렬, 권일송, 하희주, 조두현, 이정환, 박정만, 최진성, 이광웅, 조병희, 최명희 등이다. 이들이 있었기에 전북의 문학이 풍성해졌다. 문향 전북의 내일이 기대되는 것도 이들 앞선 작가들의 발자취 때문이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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