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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멈춰 선 취업시계 취준생들 ‘3중고’

by 광주일보 202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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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준비했는데”…채용·자격증시험 줄줄이 연기
가뜩이나 좁아진 취업문에 코로나19 사태까지 ‘한숨만’

 

광주시 동구 동부경찰서 인근 학원가. 코로나19 여파로 시험이 미뤄지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노모(31)씨는 “9급 공무원시험을 1년 준비중인데 필기 시험이 갑자기 연기됐다. 시험 일정에 맞춰 스케줄을 세웠는데 헛수고한 거죠. 추후 일정도 안잡혀 어떻게 할 지 모르겠어요.”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취업시계가 멈춰섰다.

공무원 시험을 비롯, 각종 자격시험·대기업들이 채용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수험생들로 빽빽한 학원을 다니는 동안 감염을 걱정하면서도 미뤄진 채용 시험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는 답답함에 애를 태우고 있다.

일정 확정안돼 속타고= 우선, 올 상반기 예정된 각종 자격증 시험 일정 대부분이 무기한 연기 된 상태다.

12일 한국산업인력공단 광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달 치러질 계획이던 ‘제 4차 기능사’ 시험과 ‘제 1차 기사’ 시험이 4월 이후로 연기 됐다.

지게차(134명), 한식조리(82명), 양식·중식·일실조리(25명) 등 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던 수험생 269명은 허탈해하고 있다. 정기 기사시험 응시자 1만 8084명도 채용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이 미뤄지면서 자칫 원하는 기업 채용 일정에 맞추지 못할 지 애를 태우고 있다.

그나마 시험 일정조차 확정이 안된 상태라 수험 준비생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특히 병원 상반기 채용과 네일아트자격증을 따 여름철 취업 성수기에 취업을 준비했던 취준생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년간 미용사 자격증을 준비했던 홍모(여·25)씨는 “빨리 자격증을 따 미용실에 취업을 해야 할텐데 시험조차 못 보게 되고 언제 볼 지도 몰라 답답하다”고 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광주지역본부 김대수 본부장은 “시험 시행 연기에 따른 세부일정 및 기타 안내사항은 추후 Q-NET 공지사항 및 접수자 개인별 SMS를 통해 공지 예정”이라며 “취업 등 국민생활에 밀접한 사항인 만큼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채용 시험 미뤄져 불안하고= 공무원 시험과 대기업 채용 일정도 줄줄이 연기됐다.

정부는 오는 28일 예정된 국가직 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을 5월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서해지방해경청이 애초 4월 11일 치르기로 했던 175명을 뽑는 해경 채용 필기시험도 무기한 연기됐다.

삼성도 지난해(3월 11일)에 공고를 냈던 채용 일정을 여태껏 확정짓지 못했고 한국도로공사도 이달 예정됐던 채용을 잠정 연기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지난달 160명 채용 일정을 무기한 늦췄고 코레일도 오는 21일 치를 예정이던 필기시험을 다음달 25일로 늦추면서 시험 일정에 맞춰 준비해온 4만3200여명의 대상자들을 허탈하게 했다.

현대차도 신입사원들의 면접 일정을 중단한 상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에서도 불확실성을 엿볼 수 있다.

설문에 응한 126개 기업들 중 27.8%가 올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은 32.5%나 됐다.

토익, 텝스 등 어학시험과 가맹거래사, 워드프로세서 등 대한상공회의소가 시행하는 모든 자격검정 시험도 중단된 상태로 향후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취업에 성공해 직장생활을 꿈꾸던 준비생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오는 14일 토목기사자격증을 준비하던 김모(32)씨는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왔는데, 자격증만 따 바로 일을 시작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면서 “지금껏 모아둔 돈으로 생활비를 쓰며 버텼는데 시험이 연기되면서 당장 생활비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험 앞뒀는데 코로나19 감염될까 두렵고= 취업준비생들은 자칫 코로나19로 인해 시험 준비에 차질을 빚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공무원시험 준비학원이나 자격증 학원의 경우 빽빽한 공간에서 강의가 이뤄지면서 준비생들은 자칫 밀집 공간에서의 집단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자격증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실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기도 어려운 만큼 강의때마다 노심초사하고 있다.

2년 넘게 국가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모(29)씨는 “밀폐된 강의실에서 여러 명이 모여서 수업을 듣기 때문에 불안하지만 수업을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강의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수업이 끝날 때마다 손을 씻는 등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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