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별 건강검진 3배 차이에 중성화수술은 보험 안돼 ‘부르는 게 값’ 인식
펫보험 가입 어렵고 제한적 혜택 불만 높아…항목별 진료비 게시 등 필요
#.김모(33·광주시 북구 임동)씨는 최근 침대에서 뛰어내리다 앞 다리가 부러진 반려견을 데리고갈 동물병원을 알아보다 치료비 차이가 커 깜짝 놀랐다.
퇴근 후 야간에 발생, 야간 진료를 보느라 초진비로 20여만원이 나갔다. 이후에도 김씨는 강아지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기 위해 일주일에 2번 간격으로 병원을 다녀야 했고 재진비용으로 검사를 할 시마다 평균 13만원 가량(엑스레이 4만 4000원·드레싱 8만 8000원)의 비용을 내야 했다. 검사와 약제비 등에 사용된 돈만 약 100여 만원에 달했다.
김씨는 “병원별로 100여 만원에서 400여 만원까지 차이가 크다”면서 “반려동물 의료비는 진료비를 100% 전액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별 금액차이의 부담은 더 크게 다가온다”고 했다.
광주지역 4명 중 1명이 개·고양이 등을 키우고 있지만 동물병원의 진료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인식이 여전해 ‘과잉 진료’나 ‘진료비 과다’를 호소하는 소비자들 불만이 줄지 않고 있다.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나 항목별 진료비 게시 등 반려동물 의료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21년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지역 63만 3582가구 중 15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가구당 1가구 꼴로 강아지나 고양이 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전남은 87만 2628가구 중 18%에 달하는 16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로 ‘반려동물 보험’, ‘노령견 전문 정보·상담 서비스’ 등을 꼽았다. 함께하는 반려동물 나이가 많아질수록 진료비 부담이 커지는 데 따른 반려견주들의 고민이 엿보인다.
광주에서도 진료비는 병원별로 천차만별이다. ‘X-ray’검사는 2만 2000원을 받은 곳이 있는가 하면, 3배에 이르는 6만6000원을 줘야 하는 곳도 있었다.‘반려견 건강검진’도 16만원에서 최고는 45만원까지 3배 가량 차이가 났다.
‘골절 수술’은 150만~160만원 수준에서 책정되지만 ‘혈액검사’의 경우 최저 3만 3000원에서 최고 13만 2000원을 오르내렸다.
‘1일 입원비’도 3만 3000원~5만5000원까지 다양하다보니, ‘과잉 진료’ 혹은 ‘진료비 과다’라는 보호자들의 불신으로 이어질만 했다.
동물보험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반영, 민간보험사가 다양한 펫보험 상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펫보험 가입절차가 복잡하고 보험혜택 또한 제한적이라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보험사 펫보험은 나이 제한이 있고 발생하기 흔한 질병은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가입조차 힘들고 막상 들어도 보험혜택을 받기는 어렵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펫보험 상품의 가입 가능 연령은 대부분 만 6~8세 정도로 갱신주기는 대부분 1년, 최대 3년으로 3대 질환인 피부질환,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보장 여부가 다르다. 질병 예방을 위한 중성화 수술 등은 아예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동물보호단체인 ‘가치보듬’의 조경 대표는 “사람 질병의 경우엔 특정 질병에 대한 질병코드가 있고 거기에 따르는 수가가 매겨지는 반면 동물병원의 경우엔 질병 항목별 진료코드가 병원별로 제각각”이라며 “결국 기준 진료수가가 없어서 생기는 혼란으로 반려 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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