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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광주·전남 장애영유아거주시설 전무 …갈 곳 없는 ‘3세 자폐아’

by 광주일보 202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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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이혼에 엄마 건강 나빠 홀로 된 아이 돌봐줄 시설 한 곳도 없어
수소문 끝 경남 창원 시설 찾았지만 “아이 보고 판단하겠다”며 난색
광주 6세 미만 장애아동 250여명…장애 영유아거주시설 마련 시급

 

“세 살배기 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았어요. 이혼한 뒤 혼자 아이를 키우던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돌볼 사람이 없어 우리 시설에 왔어요. 그런데 광주·전남에는 장애를 가진 영·유아들을 돌볼 시설이 한 곳도 없어요. 어떻게 해요?”

광주의 한 아동보육시설 관계자는 요즘 세 살배기 도영이(가명)를 보면 짠하기만 하다.

2017년에 세상에 난 도영이는 올해로 만 3세다. 매일 꽉 껴안아 줄 부모가 없다.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 손에 키워졌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엄마가 돌볼 수 없어 영아일시보호소에 맡겨졌다가 2년 전 보육시설로 옮겨졌다.

시설 관계자들은 돌이 지나도 잘 걷지 못했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는 행동을 곧잘 하곤 했다. 수줍어하는 듯 눈을 못 맞추는 모습도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혹시나 해 병원을 찾았고 이달 초 ‘자폐성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자폐증은 언제 진단해서 어떤 치료를 시키는가에 따라 아이 미래가 크게 달라진다.

특히 도영이의 경우 돌봐줄 부모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만큼 충분히 치료하고 관리할 시설이 절실하다.

하지만 광주·전남에서는 도영이 같은 장애를 가진 영·유아(만 6세 미만)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장애 영·유아거주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24시간 장애인 돌봄 거주시설만 광주 24곳, 전남 38곳 등 62곳에 이르지만 만 6세 미만의 장애 영·유아를 맡아줄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자폐 증상은 여러 영역에 걸쳐 나타나는 만큼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학습치료사, 특수교사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치료를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어우러져야 하지만 이 같은 시설도 한 곳도 없다는 게 복지시설 전문가들의 하소연이다.

도영이가 현재 머무는 아동보육시설만 하더라도 언어치료 외에 해줄 게 없다. 아이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한 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줄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얘기다.

도영이를 위탁·보호 중인 보육시설은 수소문 끝에 전국 9곳의 장애인 영·유아 거주시설을 찾아냈지만 ‘타 지역 아이라 위탁·보호하기가 어렵다’, ‘현재 정원이 가득 차 더 이상 아이를 돌볼 여력이 없다’는 식의 답변을 받았다.

다만, 경남 창원의 한 장애 영·유아 거주시설에서는 ‘우선 아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시설 측은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 경남 창원까지 세 살배기 아이를 데리고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창원으로 옮길 경우 엄마를 대신해 한 달에 한 번 찾는 외할머니는 한동안 도영이를 만날 수 없게 된다.

광주에 주소를 둔 만 6세 미만 장애 아동은 251명. 더 나은 복지사회를 위해서는 도영이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둔 가정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부모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재활과 자립을 도울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사회복지시설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한 보육시설 관계자는 “일반적인 아동양육시설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보호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장애 영유아는 생애주기와 장애 정도에 맞는 치료가 필수적이다”며 “영유아 시기 전문적인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것은 장애 아동에게 치명적 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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