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연습경기 블랙팀 9번
5회 김현준 상대 투런포
안타·도루, 수비서도 활약
“2군서 독보적 활약 후 1군 도전”
“KIA 입단 후 처음으로 내 마음대로 야구를 했다”며 ‘홈런타자’가 웃었다.
KIA 타이거즈는 16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화이트팀 브룩스와 블랙팀 김현수 두 선발에 눈길이 쏠렸던 경기, 타석에서 MVP는 퓨처스 선수단으로 꾸려진 블랙팀의 9번 타자 박정우였다.
경기가 끝난 뒤 윌리엄스 감독이 사비로 상금까지 전달할 정도로 박정우의 활약은 돋보였다.
3회초 1사 1루에서 브룩스를 상대로 첫 타석에 선 박정우는 좌측으로 공을 보냈다. 좌익수 플라이로 끝났지만 5회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0-2로 뒤진 1사 2루에서 김현준과 대결한 박정우는 우측 담장을 넘기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되돌렸다. 아마 시절에도 기록하지 못했던 박정우의 첫 홈런이었다.
박정우는 8회 세 번째 타석에서 2루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기록했다. 10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폭투 때 2루까지 달렸다. 자신의 장점인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박정우는 “치고나서 홈런인 줄도 몰랐는데 돌라고 해서 돌았다”며 “펜스 앞에서 잡힐 줄 알았는데 바람 타고 넘어갔다. 공만 때린다고 생각했는데 슬라이더가 앞에서 맞았다”고 웃었다.
2017년 덕수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5년 차 박정우는 아직 1군 경험이 없다.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온 뒤 의욕이 넘쳐 허벅지 부상을 입어 고생도 했다.
지난 7일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열이 나 예정됐던 출전이 불발되기도 했었던 만큼 이번 경기가 박정우에게는 간절했다.
박정우는 “1군이랑 시합이니까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중심에 잘 맞았고 운이 좋았다. 수비에 자신 있어서 수비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 잘됐다”며 “2군에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내 친구들 (키움 이정후·김재웅·김혜성)은 다 잘 해서 TV를 보면서 자존심이 상했었다. 반이라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에 의욕이 앞서 부상을 입었다. 뜻대로 되는 게 없었는데 프로 와서 오늘 처음 뜻대로 됐다”고 이야기했다.
결과도 좋았지만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를 했다는 점도 박정우에게는 큰 소득이다.
박정우는 “브룩스 공이 너무 빨라서 직구인지 변화구인지도 모르고 돌렸는데 중심에 맞았다. 처음 본 공이었다. 뜻 깊은 시간이 됐다”고 언급했다.
‘깜짝 활약’으로 윌리엄스 감독에게 이름은 알렸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박정우는 힘을 키워 1군 경쟁을 하겠다는 각오다.
박정우는 “아직 한참 멀었다. 형들과 힘에서 많이 차이나고 피지컬도 부족하다. 빠르다고 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스피드는 아니라서 힘을 더 키워야 한다”며 “수비와 주루플레이는 자신 있다. 뛰어다니기를 좋아해서 공 쫓아가는 것과 공 던지는 것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또 “서동욱, 정성훈 코치님과 타격폼 바꿔가면서 타이밍 잡는 법을 배우고 있다. 다리 들고 치다가 기다리면서 타이밍을 잡고 있다”며 “2군에서 독보적으로 잘하는 게 먼저다. 신고 선수이기 때문에 더 잘해서 (정식)등번호를 받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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