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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한국문화 잘 모르는 한국인에 들려주는 이야기

by 광주일보 202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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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냄비 이론이다. 냄비에 내용물을 넣고 불을 세게 가하면 내용물이 끓어오르면서 밖으로 넘치게 된다. 이런 모습이 한국에서 한류가 외국으로 전파되는 모습과 닮았다. 한국인들이 우선 자신들의 노래와 춤, 그리고 드라마를 격하게 좋아하니까 그 에너지가 넘쳐났다. 그렇게 넘쳐나는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이웃 나라로 전파되었는데 그 에너지의 ‘콘텐츠’를 잘 관리하자 전 세계로 그 기운이 파고들었다. 그 결과 이제는 세계 대중가요와 드라마 시장에서 한류가 지류가 아니라 본류가 된 것이다.”(본문 중에서)

한류가 세계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아시아를 넘어 지구촌으로 확산된 한류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구 모방이 아닌 우리 전통문화를 토대로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탄소년단 슈가는 지난해 전통음악인 ‘대취타’라는 곡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많은 외국인 팬들은 대취타라는 음악을 알기 위해 우리의 정악을 조사했을 것이다. 그뿐인가. 걸 그룹 블랙핑크는 지난해 ‘How You Like That’이라는 히트곡을 부르며 한복을 선보였다. 세계인들은 한복에 대해 신비로운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는 “한국문화를 아는 것은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해 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어 진정한 세계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해줍니다”라고 말한다.

최 교수의 책 ‘세계를 흥 넘치게 하라’는 한국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한국인에게 들려주는 얘기다. 일테면 이렇다. 한류 영향으로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찾지만 정작 한국인들은 왜 ‘우리것’이 우수한지 모른다. 한글은 왜 과학적인지, 한식의 특징은 무엇이며 조선의 기록 문화는 왜 위대한지 등이 그렇다.

무엇보다 저자는 우리의 선사시대를 주목한다. 1979년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에서 발굴된 ‘아슐리안형 돌도끼’는 양면을 가공한 주먹도끼다. 이전까지는 유럽에서만 발견됐지만 당시 한국에서의 출토로 인류 구석기 역사는 다시 쓰여져야 했다. 청동기 시대 유물 고인돌도 마찬가지다. 무덤 역할을 하는 고인돌이 세계 주목을 받는 것은 지구상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 소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 문화 원형이 만들어진 시대를 백제로 본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연유다. 고구려 문화를 계승하면서도 중국과의 교류를 매개로 국제문화도 수용했으며 한편으로 일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나라현 호루지에 있는 관음불상과 교토시 교류지의 미륵반가상은 모두 백제 양식을 계승한 불상이다.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최고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심체요절’을 비롯해 동아시아 최고 불교대장경인 해인사 ‘고려대장경’은 우리 문화자존심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간행한 것도 고려시대이며, 고려 불화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오늘날 한국이 차지하는 문화적 위상은 어떤가. 드라마 ‘대장금’은 아시아를 넘어 아랍은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인기몰이를 했다. 싸이는 빌보드 차트 2위에 올랐으며 방탄소년단은 1위에 오르는 등 질주 중이다. 빈부격차, 자본주의 폐해를 다룬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최고 권위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한국인들은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조성진, 김연아, 손흥민 같은 세계적인 음악가와 스포츠 스타는 한국의 문화와 한국인의 우수성을 여실히 증명한다.

저자는 한국인의 문화적 유전자를 ‘신기’(神氣)에서 찾는다. 다시 말해 “정해진 것보다는 즉흥적인 것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할 때 계획을 먼저 세우고 주도면밀하게 하기보다는 일을 시작하면서 계획도 같이 세워나가는 현장성 혹은 임기응변성이 강한” 특성이 오늘의 한류를 만들었다고 본다.

<샘터·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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